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66


《새 것, 아름다운 것―신학과 문학의 접경에 서서》

 문익환 글

 사상사

 1975.3.1.



  문익환이란 이름을 1994년 봄에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이해에 들어간 열린배움터(대학교)에서는 모든 새내기한테 노래책을 주었어요. 이제껏 대중노래만 알던 우리한테 들풀노래(민중가요)를 가르치겠다면서 주었지요. 이 노래책에는 문익환 님을 기리는 ‘꽃씨’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문익환은 누구이고 이이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기림노래가 다 있나 싶어 아리송했어요. 따로 누리그물(인터넷)이 있지 않고 둘레에 아는 사람도 없던 무렵이니 책숲(도서관)하고 책집을 혼자 다니면서 문익환이 누구인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러면서 이분이 거룩글(성경)을 쉽고 또렷한 말로 옮기는 일을 한 줄 알고, 윤동주 님하고 어린배움터를 함께 다닌 줄도 압니다. 이분은 노래(시)를 읽듯이 거룩글을 읽고, 거룩글을 읽듯이 노래를 읽으며, 하늘빛 말씀을 듣듯이 이웃이나 동무 말을 듣고, 이웃이나 동무가 들려주는 말을 듣듯이 하늘빛 말씀을 떠올리는 삶을 지으려고 했다는 대목도 알고요. 할아버지 나이에도 씩씩하게 총칼무리하고 맞서면서 아름길(평화·민주)이 이 땅에 드리우기를 바라는 길을 걸었더군요. 떠난 분이 남긴 책을 하나하나 찾아 읽으면서 이분을 기리는 노래가 왜 ‘꽃씨’인가를 알았습니다. 스스로 꽃씨였거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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