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읽기 12


《讀書術》

 에밀 파게 글

 이휘영 옮김

 양문사

 1959.9.10.첫/1972.7.10.새로



  해를 거듭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책이 있습니다. 한때 반짝하듯이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닌, 두고두고 새로 읽으면서 배울 수 있기에 새롭게 태어나는 책입니다. 이러한 책을 한자말로 ‘고전’이라 하는데, “오래된 새책”이자 “새로운 옛책”일 테며, ‘슬기책’이나 ‘아름책’ 같은 이름을 곱게 붙여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972년에 우리말로 나온 《讀書術》을 처음 만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책읽기를 살뜰히 다룬 이야기책이 있었나 싶어 놀랐고, 배움터나 마을이나 집에서 배우지 못한 책숨을 깊이 느끼며 기뻤어요. 1970년을 살던 사람들은 이 멋진 책을 읽으며 책을 더 깊이 사랑할 만했구나 싶었는데, 1959년에 처음 우리말로 나온 《독서술》을 헌책집에서 만나며 더 놀랐지요. 1950∼60년대를 살던 분도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누리셨구나! 《독서술》은 1997년에 고침판이 나옵니다. 2014년에는 젊은 분이 새로 옮깁니다. 이제 오늘날에도 책맛을 새로 누릴 만하겠지요. 다만 저는 “오랜 새책” 옮김말이 조금 더 부드러우면서 따스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이 ‘오래책’ 곁에 책사랑 새길을 밝히는 ‘오늘책’을 손수 쓰자고 꿈을 그립니다.


ㅅㄴㄹ

#EmileFaguet #LArtDeLire


새 옮김판이 있기는 있어야 할 테지만

“천천히 읽기”가 아닌

“느리게 읽기”로 옮긴

2014년 《단단한 독서》는

썩 내키지 않는다.


‘천천히’하고 ‘느리게’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리고 ‘독서술’을 “단단한 독서”가 아니라

“읽음길”로 추슬러야 알맞을 텐데?


에밀 파게 님은 책읽기를 놓고서

‘단단해지자’고 읊지 않았다.

‘부드러이 읽고 익혀서 새롭게 깨우자’고 했다.


아무리 유유출판사 꾸러미에 맞추어

책이름을 바꾼다 하더라도

줄거리나 고갱이하고 어긋난

‘느리게’하고 ‘단단한’은 뭔가?

에밀 파게 님이 쓴 책에 깃든 ‘Art’는

‘길’이란 우리말로 옮기면서

차근차근 삶을 읽고 익히는 길에서

스스로 슬기롭게 빛나자는 뜻이라고 본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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