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4.9.
숨은책 652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글
김영중 옮김
하나
1990.7.15.
1988년에 푸른배움터(중학교)에 들어간 첫날부터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끔찍해서 하루조차 불구덩이(지옥)였는데, 우리 언니는 “너 국졸로 어떻게 먹고살려고? 죽을 것 같으면 죽은 듯이 참아.” 하더군요. 다음길(고등학교)은 우리 언니가 다닌 곳이기에 덜 불구덩이였으되 똑같이 그만두고 싶었으나, 이다음길(대학교)까지 가 보자고 여기며 견뎠어요. 말더듬이인 몸인데 어쩐지 말에 끌려 통·번역을 할 만한 한국외대를 살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익히는 말이 아닌, 우리나라하고 이웃나라한테 징검다리로 이바지할 바깥말을 헤아려 ‘네덜란드말’로 가닥을 잡았어요. 막상 낱말책(네덜란드말 사전)조차 없던 곳에 들어가자니 꿈이 와르르 무너졌으나, 이곳에서 딱 한 사람이 길잡이(교수)다웠어요. 이분이 어느 날 “여러분이 아는 《안네의 일기》가 네덜란드말인 줄 아나? 우리나라에 네덜란드말에서 옮긴 책이 있을까?” 하고 얘기하시더군요. 네덜란드책을 네덜란드말 아닌 딴말에서 옮겼다면 ‘안네 마음’을 제대로 옮겼을까요? 우리는 아직 “안네 하루”를 모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번역본은 위 셋 중 마지막 1947년 콘탁드 출판사에서 출간한 Het Achterhuis를 영어, 혹은 불어를 통한 중역인 듯한데 상당 부분이 번역되어 있지 않다. 원래의 영어판, 혹은 불어판에서 그랬는지, 혹은 역자가 빼놓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Het Achterhuis의 원본을 번역한 것이 아님은 틀림없다. (276쪽)
ㅅㄴㄹ
'김영중 번역'이 아닌 <안네의 일기>는 '찌라시'라고 하겠다.
이 책 겉그림에도 적혔는데
'네덜란드'는 '국립국어원 영어 중심 외국어표기법'이고,
그 나라 말결을 따르자면 '네델란드'라 해야 가깝다.
'네델란드'가 아주 올바른 소릿값은 아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