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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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2.3.26.

사진책시렁 99


《윤미네 집》

 전몽각

 시각

 1990.11.10.



  우리나라에서 1990년에 《윤미네 집》이 나온 일은 대단하고, 2010년에 새로 나온 일은 놀랍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때나 이제나 똑같이 “이 빛꽃책(사진책)은 집안일을 모르고 바깥일만 하는 눈으로 담기에, 예쁘면서도 허전하구나” 싶어요. 이 책이 다시 나오기 앞서 곁님한테 보여주니 “왜 나한테 이렇게 재미없는 사진을 보라고 해요?” 하고 따지더군요. 곁님 말에 뜨끔했어요. 저부터 아이를 오롯이 돌보는 살림돌이로서 《윤미네 집》에 흐르는 그림은 ‘구경꾼 눈길’일 뿐, ‘어버이·살림이 눈빛’이 아닌 줄 알았거든요. 늘 집밖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바쁜 나머지 겨우 이레끝(주말)에 아이들하고 어울리면서 “얘들아, 귀여운 몸짓 좀 보여줘!” 하는 목소리가 묻어나는 《윤미네 집》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1990년뿐 아니라 2010년에 이르도록, 또 2020년을 넘도록, 이 틀을 넘어서는 책은 좀처럼 안 태어납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하나같이 아이를 집밖으로 내몰아 어린이집에 맡기느라, 보금자리에서 함께 놀고 웃고 노래하고 살림하고 사랑하지는 않거든요. 우리는 어느새 ‘어버이 눈빛’을 잊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집”을 찾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한국사진사’로 치면

《윤미네집》을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훌륭한 사진책으로 여기지만,

이 틀을 깨는 물길을 열지 않으면,

우리는 고인물이 되겠지.


아이를 왜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까?

아이를 왜 학교에 보내야 할까?

아이하고 함께 놀다가

문득 사진도 한 칸 찍으면 되는데,

아이를 귀엽게 ‘기록’하려고 들면

모든 사진은 빛을 읽는다.


이러한 얼거리는

바로

‘주명덕 사진’이 갇힌 굴레이다.

주명덕 님은

틀을 깨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스스로 권력자가 되고 말아서

그냥그냥

슬픈 아저씨, 아니

이제는 할아버지,

라고 느낀다.


..


진작부터 이 얘기를 쓰고 싶었으나

차마 쓰지 못하다가

2010년이 아닌 2022년에 이르러

겨우 쓴다.


2010년에 이런 얘기를 쓰겠다고 말했더니

사진계에서 매장당하고 싶으면

쓰라고 하더라.


뭐, 그때에 글로 안 쓰고

입으로만 말했어도

벌써 사진계에서 매장시킨 듯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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