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7.


《형보다 커지고 싶어》

 스티븐 켈로그 글·그림/조세현 옮김, 비룡소, 2008.4.30.



아직 우리 집 개구리는 안 깨어난 듯하지만, 마을 곳곳에서 겨울잠을 깬 개구리가 호젓이 들려주는 을음소리가 가늘면서 길게 퍼진다. 우리 집 쑥하고 잣나물이 어느 만큼 오르는가 돌아보고, 봄까지꽃이 퍼지는 결을 살핀다. 옮겨심은 나무를 아침저녁으로 쓰다듬고, 우람나무 곁에서 바람을 쐰다. 《형보다 커지고 싶어》를 작은아이하고 두고두고 읽어 보았다. 작은아이는 키가 껑충 자라기를 바라지 않지만, 참 오래도록 “난 누나보다 못하잖아!” 하고 투덜대었다. 그림을 그릴 적에는 투덜대지만, 소꿉을 하거나 놀 적에는 스스로 ‘잘하는’ 결대로 투정 없이 히죽히죽 낄낄 헤헤 웃으면서 지낸다. 두 아이하고 하루쓰기를 여러 해째 함께하며 아이들 손놀림이나 아귀힘이 어느 만큼 자라는가를 지켜본다. 우리 집은 크기는 작을 수 있겠는데, 스스로 누리려는 마음을 어떻게 펴려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크거나 넉넉하게 가꿀 만하겠지. 언니보다 크면 즐거울까? 너보다 내가 더 챙기거나 누리거나 품으면 신날까? 너희보다 우리가 잘나거나 자랑스러워야 보람일까? ‘-보다’라는 토씨는 스스로 ‘보지’ 않는, ‘나보기’를 잊을 적에 붙인다고 느낀다. ‘-보다’가 아닌 ‘보다’로 나아가기에 누구나 싱그러이 큰다.


ㅅㄴㄹ


#MuchBiggerThanMartin #StevenKello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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