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3.6.


《동시에 고리 걸기》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서울남부 쌀떡밀떡 글, 삶말, 2022.2.20.



옮겨심은 어린 후박나무 두 그루한테 거름흙을 퍼서 덮어 준다. 처음에는 숲노래 씨 혼자서 했는데, 마당에 나와서 놀려고 하던 작은아이가 보더니 “나도 해야지.” 하면서 삽을 들고서 신나게 뛰어다닌다. 어린 후박나무한테 다시금 “잘 자라렴. 너희는 마음껏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뻗고 잎을 내렴.” 하고 속삭인다. 《동시에 고리 걸기》를 읽었다. 읽으면서 몹시 아쉬웠다. ‘동시’라는 이름이야 아직 그냥 쓸 수도 있으나, 동시란 무엇인가 하고 풀어내는 글을 보니, 이런 눈길로 어린이한테 가르친다고 한다면 이 나라 배움터에서 어린이가 무엇을 배우려나 싶어 한숨이 나온다. “시는 인문정신을 대표하는 문학의 한 갈래이며, 동시에 ‘없는 세계’를 구현하는 언어 놀이 즉 언어 예술이다(14쪽)”는 뭔 씨나락 까먹는 소리일까? 말이 되는 말인가? 노래꽃(동시)에 무엇이 없단 말인가? 동화하고 동시를 낮잡는 숱한 평론가·작가가 여태 내뱉은 잠꼬대를 그대로 옮긴 생각으로 동시를 읽는다니, 참말로 노래꽃다운 노래꽃을 한 자락이라도 알아차리면서 함께 오늘을 누리고 사랑을 그리면서 꿈을 펴는 실마리를 아이어른이 함께 짓는 밑거름을 이룰 수 있을까? 오늘을 사랑으로 노래하며 숲이 되기에 노래꽃일 뿐이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