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손가락 이야기 산하작은아이들 15
로랑 고데 외 지음, 백선희 옮김, 마르탱 자리 그림 / 산하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름 : 다섯 손가락 이야기
- 글 : 카미유 로랑스, 장 드베르나르, 미카엘 글뤽, 로랑 고데, 엠마뉘엘 다를레
- 그림 : 마르탱 자리
- 옮긴이 : 백선희
- 펴낸곳 : 산하(2007.5.5.)
- 책값 : 8500원


― 다섯 사람한테는 다섯 빛깔이
 : 《다섯 손가락 이야기》를 읽으며



 다섯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발걸음 너비며 팔 젓는 매무새며 얼굴빛이며 다섯 모습입니다. 열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열 가지 모습이고, 백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백 가지 모습입니다. 사람 눈에는 비슷하다고 할지 모르나, 참새 다섯 마리가 모이를 쪼면 다섯 모습이고, 열 마리가 모이를 쪼면 열 가지 모습이며, 백 마리가 모이를 쪼면 백 가지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적잖은 그림쟁이나 만화쟁이들은 천 마리도 아니고 백 마리도 아닌 열 마리나 스무 마리 개미나 잠자리를 그릴 때 틀에 박힌 똑같은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들에 핀 꽃들이 같은 갈래라 해도 백 가지 꽃이 피었으면 꽃잎 크기부터 모양새까지 하여 똑같은 꽃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얼마나 이 다름을 느끼고 있을까요.

 초등학교 적부터 제도권 입시교육으로 치달으며 우리 생각과 마음을 좀먹는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줏대를 지키거나 가꾸지 않으니까 자꾸만 다 다름(다양성)을 잃고 어슷비슷 뻔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는 않을까요. 자기 줏대를 가꾸지 못하니 유행에 휩쓸리게 되면서, 자기한테 쓸모있는 물건을 알맞게 사서 쓰거나 손수 마련해서 쓰지 못하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따라쟁이가 되지는 않나요.

 우리 모두 서울대학교에 가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연고대나 이화여대에 안 가면 사람 구실을 못할까요. 서울대에 갈 수 있는 학생은 몇 천도 안 되는데, 팔십만∼백만에 이르는 수험생들은 서울대에 못 들어갔다는 까닭 하나로 사람 대접을 못 받아도 될는지요.

 키가 큰 동무는 키가 큰 대로 반갑고, 키가 작은 동무는 키가 작은 대로 좋습니다. 오른손잡이 세상이지만 앞으로도 왼손잡이가 태어날 수밖에 없고, 나라살림이 한껏 부풀어올라 세계 몇 손가락에 들 만큼 부자나라가 되더라도 가난한 사람과 거지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나라가 잘산다고 다른 모든 나라가 잘살 수 있을까요. 우리들 모두는, 자기 깜냥대로 자기 발걸음대로 자기 몸피와 마음밭대로 자기 길을 걸어가는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야기책 《다섯 손가락 이야기》는 사람마다 두 손에 걸쳐 열씩 있는 손가락이 모두들 어떤 노릇을 하면서 함께 어울리고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엄지는 엄지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새끼는 새끼이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이야기합니다. 검지는 검지이기 때문에 훌륭하고 가운데는 가운데이기 때문에 멋지다고 이야기해요.


..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건, 연극은 절대로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연극을 해 보면, 손잡고 함께해야 할 다른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거든요. 어른이 되더라도 말예요 ..  〈68쪽 / 미카엘 글뤽〉


 미국이 참말로 평화를 사랑하며 우리 나라하고도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란다면, 한국에서 ‘보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끔찍한 피울음을 울게 할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억지로 맺으려고 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구태여 한국땅에 수만 미국 군대를 앉힐 까닭이 없는 한편, 미국에 있는 어마어마한 무기공장을 ‘생필품 공장’으로 고칠 테고요. 뭐, 미국만입니까. 러시아도 프랑스도 영국도 독일도 마찬가지예요. 일본과 북조선과 남한 모두 마찬가지예요. 중국과 대만과 인도와 이란도 마찬가지입니다. (4340.6.23.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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