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2.2.22.

오늘말. 보듬다


바람을 품고 몰아치는 비는 ‘비바람’이라 합니다. 벼락을 꽂으며 몰아치는 비라면 ‘비벼락’이라 할 만합니다. 모든 말은 살림을 짓는 자리에서 짓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말이 있을는지 모르나, 삶자리를 오순도순 가꾸는 동안 이 자리를 가만히 보면서 문득 한 낱말씩 지어요. 아이를 토닥이다가 말을 짓습니다. 어버이로서 옷을 깁고 짓다가 말을 지어요. 어마어마한 아름힘이라기보다, 같이 돌보고 함께 보아주는 즐거운 집에서 넌지시 말을 짓습니다. 밥도 옷도 집도 ‘짓다’란 낱말로 가리켜요. 곰곰이 보면 모든 집이란 ‘짓는자리’요 ‘짓는터’입니다. 뚝딱거릴 만한 터를 따로 마련하지 않더라도 우리 보금자리가 늘 지음터예요. 살림을 짓는 터이기에 지음터이자 지음자리입니다. 서로 이바지하고 함께 바라지하면서 언덕 노릇을 하는 도란도란 집자락이에요. 우리가 손수 돌보며 가꾸는 이 땅에는 어떤 말을 심고 어떤 씨앗을 품으며 어떤 생각을 펼 적에 빛날까요? 짓궂게 남을 괴롭히는 꿍꿍이가 아닌, 보드라이 이웃을 헤아리는 숨결을 심기로 해요. 살며시 보살피는 손길로 포근하게 이곳을 가꾸기로 해요. 보듬는 손빛이 사랑입니다.


ㅅㄴㄹ


살림자락·살림자리·살림터·삶자락·삶자리·삶터·지음칸·지음터·지음집·지음자리·짓는곳·짓는터·짓는자리·집터·집자리·집자락·밭·터·터전·자리·땅·집 ← 주거환경


돕다·돌보다·보듬다·보살피다·보아주다·뒷배·도움이·돌봄이·보살핌이·벗바리·이바지·바라지·부축·포근님·토닥님·언덕·큰힘·아름힘·지기 ← 후견, 후견인


비벼락·벼락비 ← 뇌우(雷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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