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보는 고통 문학과지성 시인선 222
박찬일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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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2022.1.1.

노래책시렁 194


《나비를 보는 고통》

 박찬일

 문학과지성사

 1999.4.30.



  스스로 하고픈 대로 하기에 스스로 빛납니다. 스스로 하고프지 않으나 둘레에서 맡기거나 시킬 적에 한다면 스스로 빛나지 않습니다. 스스로 하고픈 대로 할 적에는 남이 보기에 썩 잘하는구나 싶지 않더라도 스스로 웃어요. 스스로 하고프지 않으나 둘레에서 맡기거나 시킬 적에는 남이 보기에 참 잘하는구나 싶더라도 스스로 웃지 않습니다. 《나비를 보는 고통》을 읽으며 웃음빛을 생각합니다. 옆에서 간질이거나 부추기기에 웃는 사람이 있지만, 그저 스스로 즐거워서 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옆에서 웃도록 이끌 적에는 그곳에서 살짝 웃어 보일는지 모르나 오래가지 않습니다. 스스로 즐거워서 웃는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나 괴로울 일이 없이 웃을 줄 압니다. 모든 목소리는 스스로 내기에 환합니다. 모든 목소리는 둘레에서 시키는 대로 하기에 어둡습니다. 모든 목소리는 스스로 찾아서 펴기에 빛나요. 모든 목소리는 마음에 없는 채 겉으로 드러내야 하기에 고단합니다. 노래님은 남(사회)이 세운 대로 따를 뜻은 적구나 싶습니다. 남(사회)이 하거나 보는 틀보다는 ‘그런 틀은 나한테는 안 어울려’ 하고 여기는구나 싶어요. 다만 ‘남이 세운 틀을 바라보고서야’ 스스로 갈 길을 찾는 듯한데, 이보다는 처음부터 손수 지으면 되겠지요.


ㅅㄴㄹ


옛날 옛날 사람들은 돼지를 먹었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는다. (돼지! 그리고 비디오/12쪽)


어렸을 때부터 간첩 신고를 개조심만큼 많이 본 우리들 / 군대 가느냐 마느냐는 것이 젊었을 적 최대의 화두인 우리들 군대 경험이 최고의 확실한 경험인 우리들 (노르웨이 기행문/24쪽)


한국에서 한국 사람과 태국 사람이 권투를 할 때, 혹은 한국 팀과 일본 팀이 축구를 할 때, 한국이 한국을 응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멀리서 온 손님보고 지라고 한다. 대놓고 지라고 한다. 나는 한국을 응원 안 하고 외국을 응원한다. 마음속으로, 외국이 이기면 기뻐하고 외국이 지면 슬퍼한다. (마음에 대한 보고서 6/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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