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2.30. 새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언제나처럼 바지런히 말꽃엮기(사전편찬)를 하다가 부엌일을 하고, 밥을 차리고, 빨래를 마쳐서 널고, 숨을 돌리고, 밥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먹으니 낮 두 시에 이릅니다. 이제 슬슬 졸릴 때이지만, 새해 첫날을 앞두고 저잣마실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이튿날 12월 31일은 읍내가 몹시 북적대거든요. 오늘 볼일을 보고서 며칠을 조용히 시골집에 머물자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우체국에 다녀오지 않으면 한동안 글월을 못 부치겠습니다.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다가 막힌 곁님이 이모저모 실랑이를 들려줍니다. 한참 듣고 나서 곁님한테 들려줄 말은 한 가지입니다. “스스로 알아들은 대로 옮겨요. 남들한테 알려줄 생각은 하지 마요.” 남(사회)이 어떻게 알아차리도록 도울까 하고 생각할 까닭이 없습니다. 스스로 알아듣고 새긴 만큼 옮기면 됩니다. 이른바 애벌옮김입니다.
애벌옮김이 있어야, 이 애벌옮김으로 두벌옮김을 하고 석벌옮김을 거쳐 비로소 ‘애벌손질’에 이릅니다. 애벌손질까지 오면 두벌손질하고 석벌손질을 하지요. 이렇게 여섯걸음을 지나갔으면 ‘우리말로 풀어내기’를 합니다. ‘애벌옮김’도 ‘애벌손질’도 ‘아직 우리말스럽지 않기 마련’입니다. 무늬는 한글이되 우리말이 되려면 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뜻입니다. ‘우리말로 풀어내기’도 석벌쯤 하고서, 바야흐로 혀에 얹어서 아이하고 도란도란 말을 나누어 보면 ‘바야흐로 남한테도 이야기를 펼 만큼 안다’고 할 만한가 하고 짚습니다.
어렵게 말하자면 ‘적어도 열벌 손질·되쓰기를 거쳐야 번역원고라고 할 만하다’는 뜻입니다. ‘열벌 손질 = 직역’입니다. 열한벌 손질째로 접어들어야 비로소 ‘의역’이란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열벌 손질까지 이르지 않고서 ‘직역인가 의역인가 하고 다툴’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옮기는(번역) 사람은 하나도 없지 싶어요. 이렇게 옮겨서 책을 내는 곳도 없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숲노래 씨는 우리나라 옮김책(번역책)을 안 믿습니다. ‘우리말로 풀지 않은 글이지만, 이럭저럭 속내를 새기도록 두벌옮김을 해주기만 해도 훌륭하다’고 여깁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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