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 떠나버린 지구인을 그리워하며...
이향우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1.12.24.

만화책시렁 386


《우주인 1》

 이향우

 서울문화사

 1999.3.20.



  이향우 님 그림꽃을 처음 만나던 때를 떠올립니다. 나라(정부) 고인물을 조금 걷어낼 만하다 싶었으나, 이쪽 저쪽 그쪽 다 똑같았고, 삶터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삐삐가 차츰 자취를 감추고 손전화가 퍼지더니, 셈틀은 그야말로 몇 달 사이에 휙휙 거듭나요. 엊그제 있던 살림을 오늘 갈아치워야 하는 듯 여기는, 아니 안 갈아치우고는 못 배기는, 눈깜짝마다 새길을 익히느라 바쁘던 나날이면서, 새뜸(신문)이 한자를 거의 다 버리고 한글로 돌아서고, 이러며 영어가 미친춤을 추고, 부릉이(자가용)를 모는 젊은이가 부쩍 늘어나던 나날입니다. 이쪽은 고인물 울타리라면, 저쪽은 다른 고인물 울타리요, 그쪽은 날마다 갈아치우는 울타리였어요. 이런 틈새에서 태어난 《우주인》은 다시 읽고 또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이는 따사로운 빛살 같았습니다. 다만, 《우주인》 뒤로 그림님이 선보이는 낱책을 만나기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 그림꽃책에 나오는 ‘우주인’이 들려주고 보여준 모습대로 ‘별나라(우주)’로 조용히 나들이를 가셨는지 모릅니다. 토막토막 선보인 그림꽃은 아쉽습니다. 삶자리에서 조촐히 보내는 하루를 가만가만 담기만 하면 이 자그마한 하루살림이 저절로 빛나는 그림꽃인 줄 헤아려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나는 우주인이다. 우주인이라고 한다. 나는 우주선을 기다리고 있다. 뭐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8쪽)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바다에게 트리를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바다는 우리에게 감기를 선물로 주었다. (11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