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지어 주세요
다니카와 슌타로 지음,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황진희 옮김 / 한솔수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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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2.14.

그림책시렁 841


《이름을 지어 주세요》

 다니카와 슌타로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황진희 옮김

 한솔수북

 2021.1.22.



  아이는 궁금해서 자꾸자꾸 묻습니다. 얼핏 보자면 아이는 아직 몰라서 묻는다고 하는데, 곰곰이 보자면 아이는 다 알면서 묻습니다.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붙이는 이름(말)’이 있되, 어른들은 툭하면 ‘아이가 쓰는 이름(말)’을 못 알아듣기 마련이라, 아이는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면서 어른한테 “얘는 이름이 뭐야?” 하고 묻습니다. ‘어른 사이에서 쓰는 이름(말)’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겠다는 마음으로 묻는 아이입니다. 《이름을 지어 주세요》는 아이가 ‘너랑 나’ 사이를 잇는 마음을 찬찬히 엮어서 들려줍니다. 아이는 언제나 ‘너·나’라고 말합니다. 그림책에는 ‘당신’이란 한자말로 옮겨 놓았는데, 아이한테 무척 안 어울리는 말씨입니다. 이를테면 첫머리에 “보여요. 나를 보고 있는 당신이 보여요. 당신 너머의 바다도 보여요.(2쪽)”는 “보여. 나를 보는 네가 보여. 네 뒤로 바다도 보여.”로 옮겨야 어울립니다. 아이는 ‘너랑 나’가 맞물리는 길을 바라보면서 어른을 톡톡 일깨웁니다. 몸이 크든 작든 힘이 세든 여리든, 모든 사람은 ‘다 다른 나’이면서 ‘다 같은 너’라는 대목을 일러 주어요. 이와사키 치히로 님 그림은 늘 이 ‘너·나’가 얼크러집니다. 글쓴이는 이 대목을 꽤 놓친 어른스런 눈길입니다.


ㅅㄴㄹ

#岩崎ちひろ #谷川俊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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