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시간 곰곰그림책
이혜란 지음 / 곰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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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1.24.

그림책시렁 819


《나무의 시간》

 이혜란

 곰곰

 2021.6.10.



  시골에서 살지 않는 사람은 시골을 모릅니다. 서울에서 살지 않는 사람은 서울을 모르지요. 봄여름가을겨울을 나지 않고서야 그곳 날씨를 어림하지 못하고, 열 해라는 나날을 누리지 않으면 어설피 읽기 마련입니다. “열 해”란 우리가 사람으로서 슬기롭게 거듭나는 디딤길입니다. 《나무의 시간》은 나쁜 그림책이라고 느끼지 않으나 하나부터 열까지 아쉽습니다. 왜 다들 ‘전원주택’을 그릴까요? 왜 다들 부릉이(자동차)를 그릴까요? 저는 시골에서 부릉이 없이, 전원주택도 아닌 옛날집에서 아이 둘이랑 조용히 살아갑니다. 옛날집이니 틀림없이 찬바람이 솔솔 들어옵니다. 부릉이가 없으니 ‘늘 늦을 뿐 아니라 안 오는 날이 잦은 시골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그러나 옛날집이라 온갖 새가 찾아들고, 구렁이에 개구리에 두꺼비도 한집님으로 어울립니다. 부릉이가 없기에 들길을 걷고 자전거를 타고 넉넉히 하늘바람에 빗물을 누려요. “다섯 해 지켜본” 나무를 그려도 나무를 모른다고 할 수는 없으나 ‘나무살이(나무의 시간)’로는 너무 짧습니다.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래 지켜봐야 잘 알지 않아요. 다만, 너무 짧디짧아요. 두 손을, 두 다리를, 온몸을, 눈망울을, 손가락을 그릴 생각을 느긋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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