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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하늘길 ㅣ 창비시선 63
양성우 지음 / 창비 / 1987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노래책 2021.11.11.
노래책시렁 200
《그대의 하늘길》
양성우
창작과비평사
1987.10.10.
삶이란 바라보는 자리에 따라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합니다. 삶이란 스스로 서는 자리에 따라 좋기도 하고 궂기도 합니다. 삶이란 언제 어디에서 입을 벙긋하며 이야기를 터뜨리느냐에 따라 빛도 되고 어둠도 됩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두머리 노릇도 하고, 이명박을 나라지기로 힘껏 밀기도 했던, 떠난 노무현한테 재떨이를 던져 이를 부러뜨리기도 했던, 우리말(국어)을 가르치는 노릇을 하다가 박정희한테 찍히기도 했던, 이제는 고양시에서 조용히 글만 쓴다는 분이 1987년에 쓴 《그대의 하늘길》을 읽고서 이녁 발자취를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몸이 있으니 뛰고, 손이 있으니 글을 쓴다는데, 어떤 눈으로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서 움직이는 몸이요 쓰는 손이었을까요? 모든 말글은 언제나 스스로 돌려받으려고 내놓기 마련입니다. 거친 말씨도 고운 말씨도 늘 스스로 비추는 거울입니다. 수수한 삶길도 겉치레 삶길도 노상 스스로 짓는 하루입니다. 노래님은 스스로 ‘브리지’가 되겠노라 자주 읊었는데, 우리말 ‘다리’도 한자말 ‘교두보’도 아닌 영어 ‘브리지’를 굳이 골라서 읊조리는 노래라면 “당신의 친미주의”일까요? 아니면 ‘내멋남못(내가 하면 멋있고 남이 하면 못나다)’일까요? 핑계는 노래하고 멉니다.
ㅅㄴㄹ
사람이 남들을 티없이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 그렇지만 그대 지금까지 늘 빈손일 뿐이고 / 오직 하나 숨어서 사랑하는 재주밖에 가진 것이 없으니, (다시 친구에게/57쪽)
굿모닝 웰컴. 식사 전에 환담을 나누시지요. 커피와 함께 여송연도 피우시구요. 국제어로 말씀하시고, 오케이 오우케이 무조건 고개를 주억거리십시오 …… 말 못할 사정이 있으실 때는 개 죽는 소리로 신호를 보내시지요. 끼잉낑낑 끼잉낑낑. 당신의 헌신적인 친미주의가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영원히 지켜줄 것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땡큐 때앵큐. (당신의 친미주의/86∼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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