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2.
《귀촌하는 법》
이보현 글, 유유, 2021.9.14.
서울에서 눈을 뜬다. 갈아입을 옷이 없어 어제 하루 땀에 전 옷을 다시 입는다. 오늘은 옷집부터 찾아가자고 생각하지만, 시골내기가 서울 한복판 어디에서 어떤 옷을 살 만한지 모르겠다. 나는 몽당소매·몽당바지(반소매·반바지)를 바라는데 11월에 몽당옷을 어데서 찾노. 끝내 옷은 못 사고 책집 〈최인아책방〉을 들렀고, 수원으로 건너가서 〈마그앤그래〉를 들렀고, 시흥으로 넘어가서 〈백투더북샵〉을 들른다. 인천 주안으로 나아가서 〈딴뚬꽌뚬〉을 들르러 했는데 19시에 닫으셨네. 19시 16분에 닿아 책집 어귀에서 서성이다가 길손집에 깃들어 빨래부터 신나게 했다. 《귀촌하는 법》을 읽었다. 읽으며 머리가 좀 아팠고, 시골살이를 생각하는 이웃님한테 무엇을 이바지할 만한지 잘 모르겠더라. 책이름은 “시골길(귀촌법)”이되, “중소도시 생활기” 같다. 잿빛집(아파트)이 나쁘다고 여기지는 않으나, 왜 시골에까지 삽질꾼이 잿빛집을 세워야 하는가를 돌아보면 좋겠다. 나무랑 돌이랑 흙으로 지은 시골집은 허물어도 땅으로 돌아가지만, 잿빛집은 모두 쓰레기이다. 시골살이란 ‘쓰레기 아닌 살림빛을 찾는 길’이지 않을까? 흙짓기를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손수 해바람비를 누리며 살림꽃을 피우려 하기에 시골길일 텐데.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