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위의 주먹 - 2023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엘리즈 퐁트나유 지음,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외 옮김, 이경신 감수 / 오후의소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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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0.25.

그림책시렁 799


《섬 위의 주먹》

 엘리즈 퐁트나유 글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박서영 옮김

 오후의소묘

 2019.4.29.



  시골 할매나 할배 가운데 제법 배움터를 다닌 분이 있으나, 배움턱은 아예 못 디딘 분이 있습니다. 글씨를 빼어나게 쓰는 어른이 있고, 글씨를 못 읽는 어른이 있습니다. 다만 시골에서 살아가기에 하나같이 손이 굵고 얼굴이 까맣습니다. 흙하고 나무하고 돌하고 물을 늘 만지는 사람은 손이 단단하면서 흙빛입니다. 해를 바라보면서 하루를 누리는 사람은 까마잡잡한 숲흙 같은 낯빛으로 나아갑니다. 이제 시골에서조차 흙배움터(농업학교)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시골을 떠나 서울에서 일자리를 찾기 좋도록 북돋우는 배움터로 바뀝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흙한테서 흙을 배우고 바람한테서 바람을 배우고 풀꽃나무한테서 풀꽃나무를 배웠다면, 어느새 배움터하고 책을 옆구리에 끼고서 흙짓기를 배우는 흐름이 됩니다. 《섬 위의 주먹》에 나오는 두 사람을 생각합니다. 한 사람은 배움턱을 디딘 적이 없이 스스로 흙이랑 하나가 되어 흙을 알아요. 다른 사람은 배움턱을 디디면서 흙을 아직 모르지만, 할배 곁에서 노래하고 놀면서 소꿉을 하면 즐겁습니다. 오늘날 흙할매나 흙할배 곁에서 흙을 배우는 어린이는 몇이나 될까요? 오늘날 풀밭에 드러눕거나 숲을 달리며 푸른빛을 스스로 누리며 익히는 푸름이는 얼마나 있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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