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배움빛 2021.9.26.

숲집놀이터 260. 뛰놀기



우리 집 아이들은 책집마실을 싫어하지는 않으나 아버지가 책집마실을 지나치게 오래한다고 여긴다. 아이들 말을 듣고서 곰곰이 생각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맞다. 나는 책집마실을 끝없이 한다. ‘이제 좀 그만하면 좋겠는데’ 하고 쀼루퉁하도록 책집에 머문다. 그렇지만 모든 책집은 한 바퀴를 돌고 두 바퀴를 돌수록 더욱 새롭게 빛나는걸. 골짜기나 숲에 깃들 적에도 하염없이 머물 수 있고, 바다에서도 가없이 지낼 수 있다. 꼭 책집에서만 오래 지내지는 않는다. 다만 여태까지 살아온 자취를 본다면 서울·큰고장에서 살아남으려고 책집하고 보금자리 둘 사이만 오간 나날이었으니, 이 고리를 깨려고 아이들하고 시골살이를 하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큰아이가 태어나 주면서 아주 마땅히 책집마실이 확 줄었고, 작은아이가 태어나 주며 더더욱 책집마실이 크게 줄었다. ‘그래도 자주 많이 다닌다’는 핀잔을 듣는데 눈앞에서 만지작거려야 비로소 살 만한지 아닌지, 또 글님하고 펴낸님이 어떤 마음결이었는가를 느낀다. 2008년부터 두 아이들 힘으로 책집마실을 줄이고 또 줄이는 사이에 마음읽기를 새로 배우고 숲읽기를 새삼스레 익힌다. 이 아이들은 뛰놀 적에 넓고 깊이 스스로 배운다는 대목을 일깨운다. 맞아, 너희가 아름다워. 너희 아버지도 어릴 적에 신바람으로 뛰논 개구쟁이였어.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개구쟁이 눈빛을 건사하며 같이 뛰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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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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