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18.


《별거 아냐》

 메리 앤 호버만 글·메일로 소 그림/허은미 옮김, 구몬학습, 2005.9.1.



바람 자고 하늘 파란 날 골짝마실을 한다. 이제 슬슬 골짝물에 온몸을 풍덩 담그며 노는 나들이는 저물 듯하다. 어제까지 큰바람이 몰아쳤기에 골짝물이 불었을까 싶더니 그리 안 불었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땀도 방울져서 떨어지는 일이 확 줄어든다. 《별거 아냐》는 대단히 멋진 그림책이지만 ‘학습지 별책부록’처럼 나오고 만 탓인지 쉽게 판이 끊어졌다. 아이들이 무척 어릴 적에 한 자락 장만해 놓기는 했는데, 마침 헌책으로 보여서 새로 장만한다. 천천히 되읽는다. “별거 아냐”로 옮겼는데 “아무렇지 않아”로 손질하고 싶다. 예전에도 오늘도 아이들은 ‘별거’가 뭔지 잘 모른다. 띄어쓰기를 요렇게 하면 웬만한 어른은 ‘따로살다’를 가리키는 한자말 ‘別居’를 생각하겠지. 어린이는 한자 ‘別’이 ‘다르다’를 가리키는 줄 모른다. 그런데 한자 ‘별(別)’은 ‘다르다’뿐 아니라 ‘아무’로 옮겨야 하기도 하다. ‘별것(별거)’에서는 ‘아무것’이다. “아무 일 아냐”나 “아무렇지 않아” 하고 느끼는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게 하루를 놀며 노래하는가를 아름다이 밝히는 그림책일 텐데, 언젠가 이 빛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겠지. 곁님은 ‘보는이(무당)’가 궁금하단다. 누구나 마음을 틔우면 다 본다. 그냥 트면 다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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