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4.
《사자와 수다》
전김해 글·그림, 지식과감성, 2021.3.31.
어제까지는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로 멧길을 올라 골짜기를 갔고, 오늘은 큰아이까지 함께 골짜기로 걸어간다. 골짜기까지 걸으며 새삼스레 생각한다. 이 아이들이 참 의젓하게 잘 자랐다. 안고 업으며 골짜기를 다니던 일이 선하다. 아이들 몫으로 물눈(물안경)을 챙겼다. 물눈을 쓴 아이들은 가재랑 헤엄이를 잔뜩 보면서 논다. 나는 물눈 없이 맨눈으로 물속을 들여다보며 함께 논다. 《사자와 수다》를 읽으며 글그림님 앞선 책을 떠올린다. 같으면서 다른 이야기이되, 한 발짝 내디딘 이야기이지 싶다. 흔히들 ‘짐승 임금’으로 사자를 꼽지만 막상 씩씩하면서 당차고 기운센 쪽은 숫사자가 아닌 암사자이다. 숫사자가 게으름뱅이라서 임금 노릇을 못 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숫사자가 새끼를 마구 물어뜯으니 임금 아닌 바보 같다고 말하지 않겠다. 겉모습만 훑는다면 속내를 놓치고, 민낯을 코앞에서 지켜보면서도 못 알아보기 마련이다. 사랑은 언제나 어깨동무를 한다. 사랑에는 위아래가 없다. 한자말로 바꾸어 ‘평등·평화’로 나아가자면 위아래나 높낮이를 걷어치워야 한다. 어깨동무란, 함께 일하고 함께 놀고 함께 얘기하고 함께 쉬며 ‘하나되는’ 길이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