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8.


《꽃으로 엮은 방패》

 곽재구 글, 창비, 2021.2.19.



우리 책숲에 찾아온 손님하고 이야기하다가 생각한다. 고흥이란 두멧시골 이야기를 둘레에서 쓰도록 징검돌을 놓아 본들 스스로 이 고장에서 살아가는 숨결이 아니라면 언제나 샛길로 가겠다고, 더디더라도 내가 스스로 쓸밖에 없다고. 나는 인천에서 나고자랐으나 굳이 인천 이야기를 쓸 마음이 없었다. 인천을 다룬 글이나 책을 2007년 무렵에 하나둘 찾아보다가 어쩜 이렇게 ‘마을사람 아닌 구경꾼’ 눈으로 쓰는가 싶어 놀랍고 짜증스러워 스스로 썼다. 1994∼2004년 사이에는 헌책집과 책과 삶 이야기를 ‘헌책집에 아예 안 가는 걸음걸이’로 쓰거나 찰칵찰칵 담는 먹물이 수두룩해서 스스로 썼다. 그러고 보면 2021년 올해까지도 낱말책다운 낱말책이 없다시피 하기에 낱말책까지 스스로 쓴다. ‘훈육·교육에 갇힌 돌봄글(육아일기)’만 너무 쏟아져서 ‘아이 스스로 놀며 살아가는 돌봄글’을 스스로 썼다. 노래가 아닌 ‘노래인 척하는 글(시)’이 넘실거려서 노래도 스스로 쓴다. 《꽃으로 엮은 방패》를 읽으며 생각한다. 글을 쓰려는 분이라면 “‘교사·교수·작가·예술가’란 이름을 모두 내려놓고서 ‘살림꾼’이 되어 ‘소꿉놀이’를 ‘숲’에서 하는 아이”가 되면 넉넉하다고 본다. 이름값 아닌 이야기꽃이어야 글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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