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3.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
김파카, 카멜북, 2020.6.22.
어느새 뿌리를 내리는 들풀은 새싹을 틔우고서 바지런히 줄기를 올리면 이윽고 잎을 내고 꽃대를 뿅 내놓는다. 새싹에서 꽃까지 그리 오래 안 걸린다. 까마중도 매한가지이니, 한여름에 막 싹이 돋아 줄기가 오른다 싶더니 어느새 흰꽃이 고개를 숙이고, 이제 까맣게 익는다. 까마중알도 훑지만, 곁에 있는 까마중꽃도 훑는다. 작은아이하고 한 송이씩 먹는다. “으, 쓴맛이 나는데?” “쓴맛? 쓴맛이 있나?” 작은아이 말을 들으면서 한 송이를 더 훑으며 눈을 감으니 아주 가볍게 신맛하고 쓴맛이 있지만, 단맛하고 햇볕맛이 한결 짙어서 이내 녹는다. 부드러우면서 달달한 신맛하고 쓴맛이랄까.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를 읽으며 요즈음 서울사람은 이처럼 집에 꽃그릇을 놓고, 토실꽃(다육식물)을 지켜보며 마음을 달래려나 하고 돌아본다. 서울에서 일거리를 찾으려니 서울에서 살아야 하고, 서울에서는 해가 잘 들면서 마당이 있는 집을 누리자면 목돈이 든다지. 그러나 서울을 벗어나면 두 발을 땅에 디디면서 나무 몇 그루를 심을 만한 마당 있는 집을 누린다. 서울하고 한참 벗어난 시골로 가면 뒤꼍하고 밭자락 있는 집을 누린다. 꽃그릇을 넘어 마당에서 해바람비를 동무하는 이웃님이 늘어나기를 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