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빛 2021.7.31.

숲집놀이터 257. 어버이 틀에



어버이가 아이를 “어버이 틀”에 맞추려고 하는 몸짓은 잘못일까? 나쁠까? 틀릴까? 그릇될까? 엉터리일까? 바보일까? 엉성할까? 멍청할까? 어이없을까? 터무니없나? 괘씸한가? 주제넘는가? 못됐나? 글쎄, 어느 하나도 안 맞지 싶다.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저마다 오늘까지 살아낸 길을 바탕으로 아이한테 “어버이로서 가장 좋다고 여기는 틀”을 보여주면서 넉넉히 누리기를 바란다고 느낀다. 다만 “어버이로서 가장 좋다고 여기는 틀”이 “아이한테도 가장 즐거운 사랑”이 아니기 일쑤일 뿐이다. 아이한테는 어떤 길이 어울리거나 즐겁거나 사랑스러울까? 아이가 걸어갈 길은 언제나 아이한테 물어보면 된다. 아이하고 이야기하면서 아이 마음을 느끼고, 아이 수다에 귀를 기울이면서 아이 꿈을 헤아리고, 아이하고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아이 사랑을 맞아들이면 넉넉하다. 누구 틀에 맞추고 안 맞추고는 썩 대수롭지 않다. 아이는 아이대로 아이 길을 간다. 어른이나 어버이는 어른이나 어버이로서 우리 길을 가면 된다. 이 길을 가다가 아니다 싶으면 뒤돌아서거나 처음부터 새로 가면 된다. 어른이나 어버이가 할 일은 쉽다. 마음을 틔우고 아이하고 얘기하면 된다.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나누면 ‘틀’이 아닌 ‘길’이 서고, 이윽고 ‘사랑’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보기 마련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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