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진화론이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6
이상수.이정모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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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1.7.21.

맑은책시렁 246


《선생님, 진화론이 뭐예요?》

 이상수·이정모 글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1.6.28.



  《선생님, 진화론이 뭐예요?》(이상수·이정모·김규정, 철수와영희, 2021)는 빛꽃(과학)이라는 자리에서 큰자리를 차지하는 진화론을 어린이가 쉽게 고갱이를 짚으며 돌아보도록 이끕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또 다 읽고 나서 오늘날 우리 터전을 새삼스레 되새겨 보았습니다. 한자말로는 ‘진화 + 론’입니다만, 우리말로는 ‘거듭나기 + 얘기’입니다. 또는 ‘달라지기/바뀌기 + 얘기’예요. 어버이가 물려주는 씨앗(유전자·디엔에이)대로만 자라는 아이가 아닌, 아이 나름대로 애쓰거나 마음쓰는 사이에 거듭나거나 달라지거나 바뀐다고 하는 얘기입니다.


  이제 빛꽃(과학)으로도 밝혀서 압니다만, 아무리 바퀴잡이나 벌레잡이를 한다는 죽임물(농약·살충제)을 쓰더라도 바퀴벌레나 벌레는 죽지 않습니다. 모기나 파리도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면 누가 죽을까요? 사람이 죽지요. 이 별에서 살아가는 목숨붙이는 끔찍한 죽임물(독극물)을 뒤집어쓰더라도 몽땅(100%) 죽지 않아요. 아주 조금이라도 살아남으며, 이렇게 살아남은 목숨붙이는 스스로 견딞새(내성)를 키워서 어느덧 사람한테 달려들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이제 “감기약을 자꾸 쓰면 감기가 안 낫는 줄” 압니다. 겪어 보고서 알지요. “감기에 걸려도 감기약을 안 써야 말끔히 낫고, 감기에 잘 안 걸리는 줄” 알기까지 합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튼튼몸이 되자면 무엇을 하고 생각을 어떻게 다스리며 삶을 어떻게 가꿀 노릇일까요? 몇 해 앞서부터 온누리를 덮친 돌림앓이(중국 우한 바이러스·코로나19)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그리고 “항생제 중독”이란 무엇일까요?


  바둑이나 장기나 오목을 둘 적에 내내 지던 사람이 조금씩 길을 읽고 어느새 한 판쯤 비깁니다. 이러다가 조금씩 눈을 틔워 이기기도 하지요. 아무리 못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지고 또 지고 자꾸 지면서 길을 트고 눈을 떠요. 이와 맞물려, 어떤 죽임물(농약)로도 풀을 잡을 수 없습니다. 모든 풀을 싹 죽이는 물을 뿌린다면 그야말로 논밭에서 아무 싹도 안 돋을 텐데, 이때에는 사람도 굶어죽어요.


  그렇다면 생각해야지요. “죽임물로는 죽음을 낳고, 항생제는 처음에 듣는 듯하지만 이내 안 듣고, 감기약을 안 쓰고 감기를 나아야 비로소 감기에 안 걸리는 튼튼몸이 된다면, 오늘날 돌림앓이판에서 ‘진화론’을 바탕으로 이 삶자락을 어떻게 읽고 아이한테 들려주고 어른으로서 생각을 추슬러야 참길을 찾아낼” 만할까요?


  예부터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고 했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은 걱정만 끌어들여요.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사랑을 일으키겠지요. 우리가 웃는 마음이라면 웃음을 일으킬 테고요. 돌림앓이판을 다루는 나라(정부)는 온통 걱정투성이요, 사람을 수렁에 빠뜨리고 자물쇠로 가두며 윽박지르는 판입니다. 사람들이 온통 걱정과 두려움에 젖어들도록 내몰면서 입에 재갈까지 채웁니다. 이런 흐름에 우리가 스스로 길들면 앞으로 아이들은 “어떻게 거듭날(진화)”까요? 나라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못 짓는 몸짓이 된다면, 이 나라 앞길은 어떤 낭떠러지로 치달을까요?


  빛꽃(과학)으로도 잘 읽을 노릇이요, 삶과 넋과 길로도 제대로 읽을 노릇입니다. 우리 입에서 흘러나오고 우리 귀로 흘러들 말과 생각과 앎은 ‘이론과 지식과 걱정과 두려움’이 아닌 ‘삶과 사랑과 살림’일 노릇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이에 호주 정부는 1950년 무시무시한 결정을 내렸어요. 토끼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을 퍼뜨리기로 한 거예요. 1000마리가 걸리면 998마리가 죽는, 즉 치사율이 99.8퍼센트에 달하는 그야말로 죽음의 바이러스로 토끼를 공격했어요. (16쪽)


곤충은 여태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해 왔지만 인간 때문에 그 속도가 빨라졌어요. 또 살충제의 사용으로 곤충을 의도하지 않은 방법으로 진화시키고 있어요. (47쪽)


항아리곰팡이의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이 전염병은 한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50쪽)


확실히 진화에는 방향도 목적도 없어요. 인류의 생존 능력이 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진화도 또 다른 방향에서 보면 생존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보이니 말이에요. (88쪽)


왜 모두 멸종하고 지금 우리만 살아남았을까? 우리도 언젠가 멸종하지 않을까? 이렇게 의심하고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진심에 다가서는 방법이에요.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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