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36 좌우당간



  즐겁게 쓸 적에 살아나는 말입니다. 즐겁게 쓰지 않으면 그만 외워야 해서 괴로운 말입니다. 일놀이도 이와 같습니다. 즐겁게 해야 신나는 일이요, 마음껏 펴야 재미난 놀이입니다. ‘좌우지간’ 같은 넉글한자를 ‘좌우당간’처럼 슬쩍 말결을 틀어서 쓰는 분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재미난 말놀이일 수 있으나, 더 헤아리면 ‘아무튼·어쨌든·그러니까·그래서·다시 말하면·뭐·글쎄’ 같은 우리 말씨를 밀어낸 셈입니다. 이런 우리 말씨를 ‘암튼·우짜든·그랑게·그란디·아따·무시기·글씨요’처럼 살몃살몃 말꼴을 틀어서 사투리로 쓸 만하고, 이런 준말이나 사투리를 즐겁고 알맞게 두루 쓰곤 합니다. ‘왜 이 말을 쓰기보다 저 말을 쓰라 하느냐?’ 하고 물을 수 있겠지요? ‘이 말 아닌 저 말’을 굳이 드는 까닭이라면, 어린이랑 할머니를 살피자는 뜻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바탕에 맞추어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듯 쉽고 부드러우면서 살뜰히 나눌 말씨로 추스른다면, 말맛이 살면서 사랑이 나란히 피어날 만하지 않을까요? 오랜 말씨를 새롭게 쓰면서 말결이 빛나고 새말이 태어나는 실마리를 얻기도 합니다. 이러는 사이에 말밑을 엮는 얼개를 넌지시 알아채고요. 따지고 보면 ‘굳이’가 아닌 ‘마음써서’ 손질하는 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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