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6.
오늘말. 바다순이
어릴 적에 동무가 “넌 왜 힘을 다 안 쓰니?” 하고 물어요. 용케 알아보더군요. “넌 뒤를 봐주고 돕는 사람이 있지만, 난 혼자서 이 몸을 부려야 해. 힘을 다 쓰면 집에 못 가.” 적잖은 동무나 이웃은 “어떻게 힘을 빼? 너무 힘들다.” 하고 말하는데, 저는 늘 스스로 힘을 빼며 살기에 아무렇지 않아요. 이러다 아이가 태어나고부터 밑바닥 힘까지 뽑아서 살림을 건사하는데, 온힘을 다 쓰고 보니 외려 몸을 새롭게 추스를 만하고, 그동안 잊은 길을 다듬기도 합니다. 우리는 남처럼 살 수 없어요. 나로서, 내 자리에서 나만큼 삽니다. 누가 갈음할 구실이 아닌 스스로 채우고 담아서 이루는 살림입니다. 아이들은 바다를 참 반겨요. 바다에 마실을 가면 바다순이가 됩니다. 어버이는 곁에서 바닷님이 되어 함께 놉니다. 아이들이 숲돌이가 되면 어버이는 숲님이 되고, 아이들이 바람순이가 되면 어버이는 바람님이 되지요. 그때그때 아이들 눈빛을 받아서 어른이란 어떤 노릇일 적에 사랑스러울까 하고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놀이에 따라 늘 딴사람이 된달까요. 차츰차츰 자라는 아이들은 심부름을 하다가 어느새 스스로 피어나니, 저도 같이 피어나려 합니다.
ㅅㄴㄹ
쓰다·부리다·삼다·다루다·넣다·두다·고르다·뽑다·받다·부르다·올리다·모시다 ← 기용(起用)
바다아씨·바다순이·물아씨·물순이 ← 인어공주
바닷사람·바닷님·물사람·물님 ← 인어
글손질·글다듬기·글고치기·깁다·기우다·바로잡다·가다듬다·고치다·고쳐쓰다·다듬다·추스르다·손질·손보다 ← 교열(校閱), 교정교열
몫·구실·노릇·심부름·맡다·돕다·거들다·도움이·갈음·갈음하다·삼다·다른이·다른사람·딴사람·자리·-처럼·-같이·-마냥·-만큼·-로·때우다·땜·채우다·메꾸다·담다·두다·넣다·모시다·풀다·이루다 ← 대리(代理), 대리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