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29.
《존 선생님의 동물원》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남주현 옮김, 두산동아, 1996.11.13.
바깥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면 팔다리에 등허리를 폭 쉰다. 집하고 밖은 다르니, 집에서야 일하다가 쉬거나 낮잠이 들어도 좋지만, 밖에서는 밤에 길손집에 들 무렵까지 마음을 바짝 세워서 움직인다. 바깥일을 볼 적에는 쉴틈이 없지. 어제 아침에 서울 영천시장을 걸었다. 오랜만이다. 그곳에 새로 움튼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를 찾아가려 했으나 달날이 쉼날이구나. 미처 몰랐다. 고흥집에서 포근히 쉬면서 바람바라기랑 해바라기를 하려는데, 옆집에서 “흘러간 노래”를 크게 튼다. 나는 우리말로 흐르는 노래를 하나도 안 듣는다. 사랑이 아닌 살섞기에 얽매인 타령이 가득한 “흘러간 노래”로는 마음을 북돋울 수 없으니까. 범나비가 춤춘다. 오, 초피나무에서 깨어났구나. 반가워라. 큰아이는 어제 물잠자리를 보았단다. 물잠자리는 어디에서 깨어났을까? 《존 선생님의 동물원》은 ‘이웃숨결’을 만나는 길을 다룬다. 우리말로는 ‘짐승’인데, ‘목숨붙이’나 ‘뭇숨결’이나 ‘이웃’이란 이름으로 가리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들짐승’이라 해도 좋다. 그래서 들짐승을 돌보는 곳은 ‘들돌봄터(동물병원)’처럼 이름을 붙이면 어울리겠다고 생각한다. 들풀도 들짐승도 우리 이웃이자 숨빛이면서 사랑이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