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 : 쿠이 료코 작품집 - S코믹스 S코믹스
구이 료코 지음, 김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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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3.

눈을 뜨고서 말을 건네면



《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

 쿠이 료코

 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4.15.



  《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쿠이 료코/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는 하늘님·바다님·땅님·바람님을 비롯해, 우리 곁에 있는 숱한 님하고 얽혀 일곱 가지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일곱 마을에서 일곱 님하고 마주하는 일곱 사람이 겪는 하루를 다룬다고 할 텐데, 어린이 푸름이 어른 할아버지가 두루 나와요. 저마다 다르게 걸어가는 삶길에 맞추어 저마다 다른 님을 저마다 다른 마음으로 만납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는 둘레에 님이 많다고 합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는 둘레에 님이 거의 죽거나 스러졌다지요. 누구는 님을 멀쩡히 보고 말을 섞지만, 누구는 님을 못 볼 뿐 아니라 말을 섞을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합니다.


  님이 사람 곁을 왜 떠날까요? 님은 사람 곁에 왜 남을까요? 사람 곁을 떠나는 님은 아무 말을 안 남겼을까요? 사람 곁에 남는 님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마을에서 숲을 밀어낸 사람들은 셈틀이나 부릉이(자동차)하고 곧잘 말을 섞습니다. 신발이나 옷하고 말을 섞기도 하고, 붓이나 책이나 그림하고도 말을 섞어요. 그런데 막상 풀꽃나무하고 말을 섞는다든지, 빗물이나 냇물하고 말을 섞어 본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눈을 들어 구름하고 말을 섞어 봐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조약돌하고 말을 섞어 볼까요. 아이 손을 잡고 사뿐사뿐 거닐며 바람 한 줄기하고 말을 섞어 봐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님은 우리가 말을 걸어 주기를 기다립니다. 우리가 입으로든 마음으로든 눈빛으로든 말을 걸면, 온누리 님은 활짝 웃으면서 가볍게 노래를 들려준답니다.


  이 노래는 바람소리로, 새소리로, 풀벌레랑 개구리 소리로, 때로는 지네나 거미가 기어가는 소리로, 때로는 가랑잎이 떨어지는 소리로, 때로는 돌이 구르는 소리로 찾아듭니다. 모든 소리에 깃든 온갖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눈을 뜨고 귀를 뜰 적에는 마음을 가볍게 뜨면서 생각에 날개를 달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소금이야 어디에나 있는 건데.” “그쪽에선 귀중하겠지.” “얼른 전쟁에서 이겨서 그 풍요로운 땅을 얻었으면 좋겠네.” (27쪽)


“이게 뭐하는 건가. 전쟁이 시작됐는데.” “황송하오나, 보십시오. 다들 똑같이 웃고 있습니다. 이래선 적과 아군을 구별할 수 없겠지요.” (49쪽)


‘내가 손수레에 바닷물을 넣어서 학교까지 데려갔던 것처럼, 바닷속을 안내해 줄 생각이었던 걸까. 용궁에라도 데려가려 했던 걸까. 한순간 죽이려는 줄 알았어. 한심해라.’ (90쪽)


“나는 이 야산의 신인데, 요즘 자꾸만 강에 흙이 섞여 숨을 쉬기 답답해, 잠깐 밖에 나와 바람을 쐬다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지.” (98쪽)


“아버지만 좋으시다면 앞으로 함께 살죠.” “무슨 소릴.”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뭣하지만, 저는 그 그림들이 저희를 이렇게 만나게 해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그림은 어떤 녀석이었나요? 계속 아버지에게 어리광만 부리진 않았나요?” (189쪽)


‘왜 이렇게 애를 쓴담? 부탁한 사람도 없는데. 경찰에 맡기면 될 것을. 왜.’ ‘그건 말이다. 그는 그게 자기 능력이란 걸 이해하기 때문이야.’ ‘아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힘을 써야 할 때 써야 한다고 믿는 거지. 그의 추리는 잘못됐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지금 최선을 다해 자기 힘을 발휘하는 거야.’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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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のかわいい七つの子 #九井諒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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