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6.23.


《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

 쿠이 료코 글·그림/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4.15.



지난밤에 일어나 뒤꼍으로 들어서자니 석류나무하고 수유나무 사이 풀숲에서 큰덩치가 자다가 놀라서 깬 듯한 소리가 들리고, 풀자락을 헤치며 달려가는 소리가 난다. 고라니이지 싶다. 캄캄해서 겉모습은 못 보았어도 풀을 헤치는 결이나 소리로 어림한다. 옛날에는 사람하고 숲짐승이 남남이 아니라 서로이웃이었다. 요새는 누리그물에서나 ‘서로이웃’이란 이름을 쓰지만, 사람만 이웃일 까닭이 없다. 풀벌레랑 새도 이웃이고, 벌나비랑 돌모래도 이웃이다. 이 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두가 이웃이다. 이웃은 삶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이웃은 서로 다르게 짓는 삶과 생각이 흐르기에 반가이 만나서 즐거이 이야기한다. 우리가 모두 같다면 이웃이 아니라 그냥 한몸이지 않을까? 다른 몸을 입고서 다른 집에서 다른 일을 하기에 기쁘게 마주하는 이웃으로 살아가지 싶다. 《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를 읽는다. 미르와 깨비를 두루 보여주는 그림꽃책이다. 차근차근 읽다가 우리 터전을 돌아본다. 우리는 사람끼리도 금을 긋고 쪽가르기(편가르기)가 매몰차다. 쪽이든 짝이든 마음이 맞는 곳에서 어울리겠지만 “우리 쪽이 아니”라고 해서 헐뜯거나 손가락질해도 되지 않는다.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오랜사랑을 떠올리면 좋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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