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10. 줌을 열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처음으로 ‘줌(zoom)’으로 이야기꽃을 폈습니다. 얼굴을 맞대는 이야기꽃이 아니면 안 하려 했으나, 이제는 틈새두기로 걱정을 하는 이웃님이 많고, 나라가 사람을 억누르는 물결에서 틈새를 찾으려는 이웃님도 많아, 지난날 ‘피시통신 채팅’에서 발돋움한 ‘누리수다(화상강의)’를 익혀서 해봅니다. 다만, 첫자리인 탓에 놓친 대목이 있으니, 저는 소리를 잘 들어도 건너쪽에서 소리가 잘 들리는지를 몰라요. 소리(마이크)가 어긋난다면, 이 대목을 좀 건사하거나 소릿줄을 갈아야겠구나 싶어요.
밤을 지나 새벽에 《곁책》 첫벌꾸러미를 손질하다가 문득 ‘줌’을 떠올립니다. 영어 아닌 우리말 ‘줌’은 ‘쥐다·주머니’가 같은 말밑입니다. 그런데 이 세 마디는 ‘주다’가 말밑이니 꽤 재미있어요. 오늘 누리수다에서 인천 샘물님(교사)한테 여쭙기도 했습니다만,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자는 뜻은 ‘텃말(토박이말)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환하게 틔우도록 생각이라는 씨앗을 즐겁게 심어서 날개를 달고 신나게 날아오르자는 뜻입니다.
수수하고 쉬운 낱말인 ‘줌·쥐다·주머니·주다’가 모두 뿌리가 같은 낱말인 줄 어린이한테 들려주고 어른으로서 돌아본다면, 우리말로 생각하는 깊이나 너비를 얼마나 재미나게 틔울 만할까요?
다시 말하자면 수수하고 쉬운 낱말을 안 쓰는 어른이란, 움켜쥐는(지식 독점) 놈입니다. 안 수수하고 안 쉬운 낱말을 쓰는 어른이란, 거짓말하는 놈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이 얼거리를 읽으면 좋겠어요. 수수하고 쉬운 말로는 못 속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거나 잘나 보이거나 좋아 보이거나 멋져 보이거나 어려워 보이는 말을 쓰는 놈은 늘 속이거나 감추려 듭니다.
이달치 〈책숲 5〉은 지난 해날에 맡겼어요. 이튿날 부천·서울로 책집마실을 다녀오면 고흥에 닿겠지요. 서두르지 말자고, 느긋이 가자고, 즐겁게 가자고 생각하면서 숲노래 책숲 꽃종이인 〈책숲 5〉을 5월 9일에서야 매듭짓고 맡겼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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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