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22 쓱쓱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처음 디딘 걸음은 언제나 마지막 내딛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오늘 한 발을 디디면서 어제를 끊으려는 마음이기 마련이라, 지나간 모습으로는 마지막이요, 새로운 눈빛으로는 처음이에요. 한 달 남짓 ㅊ출판사하고 《쉬운 말이 평화》라는 꾸러미를 놓고서 글손질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동안 서로 끝없이 되읽으면서 말씨 하나를 다듬고 토씨 하나를 고쳤습니다. 얼핏 대수롭지 않아 보일 만한 대목까지 서로 깐깐하고 꼼꼼하게 추스르면서 이제 마지막 글손질을 남깁니다.


  모든 책이 이처럼 태어나지는 않아요. 적잖은 책은 ‘그냥’ 나옵니다. 어느 책은 펴냄터 글일꾼이 맞춤길·띄어쓰기조차 못 건드리는 채 나옵니다. 지은이나 옮긴이 뜻대로 토씨 하나조차 못 건드리면서 태어나는 책이 꽤 있어요. 그러나 웬만한 책은 펴냄터 글일꾼뿐 아니라 지은이랑 옮긴이가 여러 벌을 되읽으면서 추스르고 가다듬고 손질합니다. 다만 저처럼 또 보고 더 보고 자꾸 보면서 글손질을 잔뜩 하는 지은이나 옮긴이는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낱말책을 쓰니까 적어도 열벌손질을 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수수한 이야기책(수필집)을 내놓더라도 지은이나 글일꾼이 서로 대여섯벌은 읽을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두 달이라는 틈을 두고 꾸준히 되읽으면서 ‘어제 읽을 적하고 오늘 읽을 적’에도 줄거리나 이야기가 한결같은가를 살필 노릇입니다.


  굳이 더 글손질을 하는 뜻이 있어요. 책은 늘 나무한테서 얻은 숨결에 담거든요. 나무 한 그루에 고이 담으려는 글인 만큼 더욱 마음을 기울여서 ‘마지막에 마지막에 또 마지막에 다시 마지막’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손질합니다.


  ㅅ출판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드로잉》을 펴내려고 텀블벅에 올렸다고 들었어요. 기꺼이 손을 들고 보탭니다. 그림을 그리는 손길이 어떻게 피어나면서 즐겁게 빛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겠지요. 봄이 무르익는 동안 이웃님 손길도 찬찬히 모이면 좋겠습니다.


https://www.tumblbug.com/drawing08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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