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20. 이웃이 말하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웃이 말하면 듣습니다. 동무가 말해도 듣습니다. 아이가 말해도 듣고, 곁님이 말해도 듣습니다. 다만, 듣기는 듣되 늦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마음에서 맞아들여도 몸으로 녹이기까지 기다립니다. 아이가 들려주는 말을 듣고서 “그래, 그렇네. 아버지가 몸으로 삭여서 해낼 때까지 지켜봐 줘.” 하고 말합니다. 아이한테 말을 들려주면서 “그래, 그렇지. 네가 스스로 몸에 새기고 마음에 붙일 때까지 지켜볼게.” 하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서 어떤 씨앗이 깨어나서 자라도록 북돋우면 즐거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이웃이 하는 말을 귀여겨듣고서 어떤 말씨를 추스르고 갈무리하고 담아내어 살찌우면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늘 하는 일이란 말꽃짓기(사전 집필)입니다만, 옳거나 틀린 말을 가리려 하지 않아요. 즐겁게 쓸 말을 찾고, 안 즐겁게 퍼지는 말을 다독여서 새롭고 즐거이 쓸 만하도록 추스릅니다.


  낱말책에 ‘육영사업’이나 ‘부양가족’이란 한자말이 나오더군요. 이런 한자말까지 낱말책에 굳이 실어야 할는지 아리송합니다. 더구나 한자말 ‘사업’은 ‘일’뿐 아니라 ‘장사’를 같이 나타내는 낱말인데, ‘육영사업’이라는 이름이라면 아이를 돌보거나 키우거나 가르친다면서 돈을 바란다는 일이 될 테지요. 다시 말하자면, ‘육영사업’이란 일이 나쁘지는 않되 아이돌봄 곁에 돈벌이를 나란히 둔다는, 슬픈 우리 민낯을 드러내는 이름이니, 이런 말씨를 가다듬어서 수수하게 ‘돌봄길·살림길·키움길’쯤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집에서 지내는 사이라면 ‘한지붕·한집사람’처럼 수수하게 써도 좋겠지요. 굳이 “먹여살릴 사람(부양 + 기족)”처럼 나타내야 할까요?


  전주에서 마을책집을 가꾸는 이웃님이 지난해에 꾀한 즐거운 글잔치를 바탕으로 책을 하나 여민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서 한손을 거들기로 합니다. 한손이지요. 한손은 이웃을 거드는 길에, 한손은 오늘 우리 보금자리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길에 즐겁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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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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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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