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오늘말. 허울좋다


아이가 아버지를 부릅니다. “자, 봐요. 또 이가 빠졌어요.” 아이 몸에서 틈틈이 이가 빠집니다. 젖니가 빠지고 어른이가 나오려 하거든요. 처음 이가 흔들리다가 빠질 적에는 서운해 하더니, 해마다 이갈이를 하는 사이에 혼자서 척 뽑기도 하고, 이가 군데군데 빠진 입을 헤 벌리며 보여줍니다. “이제 어금니가 나겠구나.” “오늘은 앞니가 빠졌어요.” 이를 보며 나이를 헤아립니다. 이가 튼튼히 새로 나면서 한결 무럭무럭 큽니다. 이 튼튼 몸 튼튼으로 자라나는 아이는 마음 튼튼 생각 튼튼으로도 나아가겠지요. 우리 몸은 밥을 받아들이면서 삶을 배웁니다. 우리 넋은 새롭게 살아내어 익히는 살림에 따라서 아스라히 이야기를 담습니다. 같이 나들이를 다니면서 빛이 나는 얼굴로 웃는 어린이입니다. 가볍게 걷는 발걸음은 붕붕 뜨는 듯합니다. 아직 어설피 글씨를 쓰지만 빙그레 웃으면서 줄기를 세우는 나날이지 싶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뜻이란, 나날이 노래하려는 얼거리이지 않을까요. 뭔가 세우거나 올리기보다는, 허울좋은 틀거리를 짜기보다는, 겉으로도 환하게 피어나는 즐거운 사랑을 풀고 읽고 알아 가며 어우러지는 살림이라고 여깁니다.


ㅅㄴㄹ


간니·어른니 ← 환치(換齒), 성치(成齒)


배냇니·젖니 ← 유치(乳齒)


마음·보다·생각·꿈·헤아리다·여기다·알다·읽다·풀다·빛·길·숨·넋·얼·뜻·틀·틀거리·얼개·얼거리·판·뼈대·줄기·어렴풋하다·붕뜨다·비다·흐리다·뿌옇다·아스라하다·아슴푸레하다·어설프다·에두르다·엉성하다·허울좋다·겉돌다·겉발리다·겉치레·허울·겉·겉옷·옷 ← 관념, 관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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