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허경영 우유 : 내가 글을 올리는 누리글집에 ‘허경영 우유’를 알리려는 덧글을 누가 달았더라. 곰곰이 읽고 생각해 본다. 정 그렇다면 ‘허경영 치즈회사’를 차리면 되겠지? 아무 데나 덧글질을 하지 말고, 치즈회사 좀 차리시오. 우유 사서 치즈로 만들어 장사를 하시면 돈 많이 벌 텐데?
정치하고 종교는 독같다. 정치꾼이나 종교꾼은 언제나 그들 이름을 달달 외워서 사람들이 탈탈 털리게 내몬다. 그들은 사람들이 ‘제 이름’이 아닌 ‘그들(정치꾼·종교꾼) 이름’에 휘둘리도록 하면서 사람들 기운을 빨아먹는다. ‘허수아비(거수기·홍위병·빠)’가 왜 허수아비이겠는가? 스스로 이름을 버리고 그들 우두머리를 치켜세우니까 허수아비이다.
우리가 바라볼 곳은 오직 하나이니, 그들이 아닌 우리 스스로이다. 그들(정치꾼·종교꾼) 이름을 외지 말자. 그들 이름을 머리에 담지 말고, 혀에 얹지도 말자. 언제나 우리 이름을 생각하고 말하고 나누자. 우리는 스스로 ‘내 이름’을 잊거나 잃을 적에 바보가 되고, 아프고, 얼이 빠지고, 힘이 없고, 삶이 사라진다.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를 떠올릴 수 있을까? 유바마는 왜 치히로한테서 이름을 빼앗아 센으로 바꾸도록 하겠는가? 왜 숱한 사람들이 유바마한테 이름을 빼앗기면서 종살이를 하겠는가?
우리가 스스로 들꽃이며 물결이며 촛불로 ‘내 이름’을 건사할 적에, 우리는 스스로 돌볼 뿐 아니라, 우리가 있는 마을을 지키고, 우리가 어우러지는 이 푸른별을 가꿀 수 있다. 우두머리 이름은 잊자. 정치꾼이며 종교꾼은 치워내자. 그리고 ‘이름난 이’한테 휘둘리지 말자. 어떤 책을 읽겠는가? 베스트셀러 이름값을 읽겠는가? 스테디셀러 이름값을 찾겠는가? 베스트셀러이든 스테디셀러이든 똑같다. 우리는 대형출판사 책도 소형출판사 책도 아닌 ‘아름책(아름다운 책)’을 찾아서 읽으면 될 뿐이다. 이름난 이들이 쓴 이름팔이(+ 돈팔이) 책이 아니라, 삶을 사랑으로 짓는 슬기로운 이웃이 쓴 아름책을 곁에 두면서 ‘우리 이름’을 가꾸는 길을 스스로 찾아나서면 즐겁다.
모든 장사꾼은 이름팔이를 한다. 그러니 큰고장 곳곳은 ‘알림판(광고판)’이 흐드러지지 않는가? 왜 목돈을 들여 광고를 하는가를 생각하라. 우리 이름을 잊고 그 광고에 사로잡히도록 할 적에, 우리는 넋을 잃고서 그들한테 돈을 쓰고 마음까지 써버리고 말거든.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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