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점의 나라에서 The Collection 8
라트나 라마나탄 그림,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글 / 보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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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574


《구두점의 나라에서》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 글

 라트나 라마나탄 그림

 정영문 옮김

 보림

 2015.11.20.



  같은 일을 되풀이하자니 손도 아프고 몸도 힘들어 틀을 마련합니다. 베를 짜는 베틀이 태어납니다. 바느질을 수월하게 하려고 바늘틀을 짓습니다. 빨래를 손쉽게 빨래틀에 맡깁니다. 틀을 돌리니 똑같은 일을 해도 품을 줄입니다. 틀에 맞추니 똑같은 것을 꾸준하게 많이 내놓습니다. 빵이며 주전부리를 틀에 놓고 구우면 똑같이 잘 나오지요. 그런데 사람을 틀에 놓는다면? 아이들을 ‘배움틀’에 넣는다면? 씨앗을 틀에 가두면 열매도 잎도 틀에 맞추어 척척 나옵니다. 애호박을 비닐로 감싸면 애호박은 이 비닐‘틀’대로 자랍니다. 그런데 있지요, 살아숨쉬는 사람이며 풀꽃나무를 틀에 넣으면, 이때에는 ‘가두기·가로막기’로 바뀝니다. 《구두점의 나라에서》에 이러한 줄거리가 잘 흘러요. 틀은 가르침도 배움도 아닙니다. 틀은 기쁨도 즐거움도 아닙니다. 틀은 그저 일손을 줄여 조금 더 빠르게 많이 내놓으려고 하는 길입니다. 이 틀이 있기에 책을 한꺼번에 잔뜩 찍어내지요. 이 틀이 있으니 붓이나 여러 세간도 손쉽게 널리 누려요. 그러나 사람은, 마음은, 생각은, 글은, 말은, 이야기는, 도무지 틀에 놓을 수도 넣을 수도 없지 않을까요? 틀에 박힌 사람이 되면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한’ 종살이가 되겠지요. 늘 싸우면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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