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몸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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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 집에서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제 밑으로는 더 안 태어났으니 둘째이자 막내요, 둘레에서는 으레 막둥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둘레에서 하나둘셋처럼 세는 둘째로 부르든, 막내나 막둥이라 부르든, 대수롭지 않으면서 다른 이름이 여럿 있으니 좋았습니다. 사내로 태어난 몸이니 ‘돌이’입니다. 가시내로 태어났으면 ‘순이’일 테지요. 저도 아이로 태어났습니다만, 온누리 모든 아이는 꽃이요, 이 꽃이 자라 어른이 되니, 어린인 몸이어도 다 꽃이라고 여겨요. 들꽃을 봐요. 한해살이꽃이라 해도 올해에 떨군 씨앗으로 이듬해에 새로 돋고, 겨우내 시들었어도 뿌리는 살기에, 이 뿌리에서 새 모습으로 살아나요. 들꽃한테 나이를 매기지 않듯, 우리도 사람 누구한테나 나이보다는 환한 빛으로 나타내면 좋겠어요. 겨울에 접어들어도 꽃내음을 맡습니다. 이른봄꽃이 겨울에도 피거든요. 한여름에는 짙게 꽃냄새를 누립니다. 꽃바람이 일렁이고, 꽃송이가 터지는 꽃소리로 싱그럽습니다. 즐겁게 나아가는 꽃노래가 된다면, 우리 혀에 얹는 모든 말이 꽃글이요 꽃얘기라면, 이 터전은 그야말로 살기 좋은 길로 달라지리라 생각해요. 말씨부터 거듭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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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님·-돌이·-순이·꽃·덩이·덩어리·몸·몸뚱이·옷·모습·몸짓·바뀌다·달라지다·거듭나다·살아나다·되살아나다·되다·밝히다·보이다·빛·빛살·이끌다·드러내다·나타내다 ← 화신(化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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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글·꽃글월·꽃내음글·꽃바람글·꽃내·꽃내음·꽃냄새·꽃노래·꽃잔치·꽃말·꽃같은 말·꽃다운 말·꽃이야기·꽃얘기·꽃소리·꽃바람 ← 화신(花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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