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16.
《인권, 여성의 눈으로 보다》
인권연대 밑틀, 임옥희·로리주희·윤김지영·오창익 글, 철수와영희, 2020.10.24.
스스로 살림을 꾸리는 길이란 무엇인가. 손수 하도록 몸을 다스리는 길이란 어디에 있을까. 누가 잘못했다면 잘못을 따지기도 해야겠으나, 날이 갈수록 둘레에서 보거나 듣는 이야기란, 따짐질투성이로구나 싶다. 어쩐지 ‘어깨동무하는 사랑스러운 살림길’을 말하는 페미니즘은 너무 없다시피 하다. 《인권, 여성의 눈으로 보다》를 읽으며 내내 생각했다. “왜 아줌마 목소리로 살림빛을 들려주는 책은 없을까?” 하고. “왜 아저씨 손빨래로 살림꽃을 노래하는 책은 없을까?” 하고. 숱한 ‘페미니즘 인문책’이 다 똑같다고 느낀다. 모두 어디에선가 강의를 하고 교육을 한 다음에 책을 묶는데, 막상 땀내음도 도마질도 김치도 기저귀도 비질도 아기돌보기도 없다. 살림하는 냄새가 하나도 없는 ‘페미니즘 인문책’만 허벌나다. 이제 제발 머리에 앎(지식·정보)만 채우는 책은 그만 내거나 읽어도 되지 않을까? 아기랑 가시내가 쓰는 천기저귀를 어떻게 다스리고, 빨래가루를 어떻게 건사하고, 아이들이 배움수렁(입시지옥) 아닌 숲놀이로 피어나는 길을 삶자락에서 몸소 부대끼며 즐긴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읽고 쓸 노릇 아닐까?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만 마친, 또는 배움터를 아예 안 다닌, 수수한 ‘살림어른’ 목소리여야 나라가 바뀌리라. ㅅㄴㄹ
.
이 책이 나쁘다고 쓴 글이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윤김지영' 님 글은 좀... 뜬구름 같았지만,
다시 말해서 발바닥을 땅바닥에 안 두고서 썼네 싶었지만,
다른 글은 좋았습니다.
다만 조금 더 삶자락에서 스스로 겪고 바꾸어 낸 살림 이야기를
'여성-남성'이 어깨동무하는 길로 풀어내어
어린이-푸름이한테 들려줄 줄 안다면 좋겠는데 하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