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11.12.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김탁환 글, 해냄, 2020.8.28.



새삼스레 고구마를 굽겠노라는 작은아이. 마당에서 불을 피우며 노니 재미나고, 불을 피우며 놀 적에 고구마를 구울 수 있으니 더 신나고, 불놀이를 마칠 즈음에는 모락모락 익은 고구마가 나오니 더더욱 즐거웁겠네 싶다. 오늘은 부드러운 바람이며 햇볕이기에 ‘불을 피우며 고구마를 굽는 놀이’를 누릴 만하겠네 싶다. “즐겁지? 맛있지?” 나는 어릴 적에 고구마를 구워서 먹을 길이 없었다. 인천이란 큰고장 어디에서 고구마굽기를 하겠는가. 불을 피울 데도 없지. 드넓어서 어른이 기웃할 일이 없는 빈터가 있으면 모르되, 어른이 찾지 않을 만한 깊은 멧자락이 있으면 모르되,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큰고장에서도 하얀김이 새지 않도록 막으면서 몰래 불을 피우고 고구마를 굽던 개구쟁이가 있지 않을까?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읽었는데, 글쓴님이 너무 얌전빼기로 구는구나 싶더라. 스스로 글사슬(글감옥)에 갇히기 싫다고 밝히면서, 왜 막상 책은 ‘갇힌 글결·몸짓’이기만 할까? 더구나 책이름이 너무 뻔하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라기보다 “즐겁게 놀면 저절로 아름답”다. 꼭 뭘 해내야 하지 않다. 반드시 뭘 알려야 하지도 않아. ‘글사슬’이 아닌 ‘글놀이’라면 글쓰기가 얼마나 신나면서 아름다울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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