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혼죽음


봄에 깨어나 가을까지 실컷 삶을 누린 풀벌레는 겨울을 앞두고 알을 낳고서 가만히 몸을 내려놓습니다. 모든 풀벌레는 저마다 홀로 조용히 꿈나라로 갑니다. 기나긴 날을 살아낸 나무는 숲에서 고즈넉하게 잠들면서 새로 싹을 틔울 씨앗을 남깁니다. 몸을 떠난 큰나무이지만 숲을 푸르게 품을 조그마한 씨앗은 다시금 무럭무럭 자랍니다. 혼죽음입니다. 때로는 외죽음이나 쓸쓸죽음입니다. 그러나 이 몸을 내려놓고서 새길로 나아가는 몸짓, 옷벗기요 내려놓기입니다. 어느 일이 대수롭지 않겠느냐만, 피어나는 풀꽃나무도 고요히 흙으로 돌아가는 풀꽃나무도 함께 대수롭습니다. 시들거리는 잎은 져요. 아무렇게나 자라는 나무는 없습니다. 사람도 이와 같을 테니, 마음을 안 쓰면 아름답게 피어나지 못하고, 심드렁하거나 설렁설렁 하루를 맞이한다면 엉성하면서 엉망인 나날이 되겠지요. 아직 모자라더라도 허술하게 두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 데면데면하지만 가볍게 다가서면서 만나고 싶어요. 곁눈질도 한눈팔기도 딴청도 아닌, 오롯이 마음을 쓰면서 피어나는 숨결이 되려고 합니다. 때로는 틈도 있고 느슨하기도 할 텐데, 차근차근 다잡으면서 우뚝 일어섭니다. ㅅㄴㄹ


혼죽음·외죽음·쓸쓸죽음 ← 고독사


곁눈질·한눈팔다·넘기다·눙치다·대수롭지 않다·대단하지 않다·가볍다·설렁설렁·짜임새 없다·허술하다·그냥·마음없다·빈틈있다·틈있다·느슨하다·데면데면하다·헐겁다·헐렁하다·시들하다·시큰둥하다·심드렁하다·어슬렁·딴전·딴짓·딴청·마음쓰지 않다·마음을 안 쓰다·애쓰지 않다·힘쓰지 않다·모르는 척하다·모르쇠·안 하다·하지 않다·모자라다·못 미치다·어설프다·엉성하다·엉망·엉터리·함부로·아무렇게나·마구·마구잡이 ← 소홀(疏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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