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흔적 4
오시미 슈조 지음, 나민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629


《피의 흔적 4》

 오시미 슈조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0.8.25.



“집에 있기 싫을 때 여기 와서 멍하니 있지. 나, 아빠랑 자주 싸우거든? 전에 엄청 크게 싸웠는데, 열 받아서 힘껏 벽을 찼더니 구멍이 뻥 뚫린 적이 있었어.” (44∼45쪽)


“저기, 부탁 하나 해도 돼?” “어?” “머리, 쓰다듬어 줘.” (164∼165쪽)


“목을 조른 게 그렇게 싫었어? 말 안 하면 모르잖아! 세이, 나와. 돌아와. 엄마가 사과할게. 세이. 세이는 잘못하고 있어. 정신차려.” (186∼187쪽)


“무서워. 너희 엄마. 도망쳐야 해.” (223쪽)



《피의 흔적 4》(오시미 슈조/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20)을 읽은 지 여러 달 지난다. 엊저녁에 작은아이하고 읍내마실을 다녀오는데, 시골버스에 탄 푸름이들 말씨가 참 거칠다. 척 보아도 겉멋을 부리는 거친 말씨인 줄 느낄 만하다. 말끝마다 ‘거친 어른’ 흉내를 내듯 찌끄레기를 붙이는데, 이 아이들이 면소재지에서 아장아장 걷다가 면소재지 초등학교를 나온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본 사람으로서 참 딱하다. 누가, 무엇이, 어떻게 이 열대여섯 살 푸름이 입에 쓰레기를 물려 주었을까? 학교를 다니는 모든 푸름이 입이 거칠거나 지저분하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왜 학교를 다니면 다닐수록 이런 아이들이 늘어나는가? 시골버스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매한가지 모습일 테지. 곰곰이 보면, 스스로 꿈이 없거나 사랑을 키우지 않을 적에 입이 거칠거나 더럽다. 어버이나 어른 탓을 할 만할 텐데, 어버이나 어른 탓만 할 수 없다. 스스로 바꾸고, 스스로 새롭게 가야지. ‘다들 그러잖아’ 같은 핑계로 스스로 막사람이나 지질한 길로 가려 한다면, 이러면서 ‘어른 탓’만 한다면, ‘그 지질한 어른하고 똑같이 살겠’다는 뜻이 된다. 학교는 왜 있어야 할까? 사회란 뭘 하는 데일까? 이 나라 우두머리하고 벼슬아치는 뭘 하며 돈을 버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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