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도서관


사전 짓는 책숲 2020.9.25. 노래하는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반딧불이를 책으로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으로는 반딧불이 온살이를 담지 못합니다. 책에서는 간추려 담습니다. 반딧불이가 알을 낳고 깨어나고 자라고 물밖을 그리면서 거듭난 끝에 꽁지에 불빛을 달고서 밤하늘을 가르다가 풀숲에 내려앉아 사그랑사그랑 사랑노래로 동무를 만는 길을 집이며 마을이며 숲에서 지켜보는 터전이 아니라면 겉훑기로 그쳐요. 오늘날 삶터를 돌아보면, 웬만한 배움길은 책하고 학교하고 강의로 나눕니다. 몸으로 겪거나 해보거나 마주하는 살림으로 맞아들이는 배움길은 드물어요. 시험을 치러 대학교에 들어가고, 시험으로 벼슬아치를 뽑는데요, 종이를 내밀어 문제풀이를 하는 시험으로는 온살이를 얼마나 헤아리거나 바라볼 만할까요? 어제그제 이틀은 몇 해 만에 고흥 보금자리에서 반딧불이를 만납니다. 왜 몇 해 동안 반딧불이가 자취를 감추다가 올해에 반짝반짝 밤하늘을 나는가 하고 돌아보는데, 지난 몇 해는 온마을이 농약투성이였어요. 올해에는 장마가 길어 다들 농약을 거의 못 뿌렸고, 그나마 비가 안 온다 싶어 농약을 뿌리시면 바로 그날이든 이튿날이든 벼락비가 쏟아지며 농약을 말끔히 씻어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올해 잦은 벼락비는 하늘뿐 아니라 땅도 씻었네 싶고, 반딧불이를 비롯한 숱한 풀벌레가 잘 살아남거나 깨어났으며, 이 때문에 제비가 지난 예닐곱 해하고 대면 부쩍 늘어난 고흥입니다. 우리가 노래하는 생각이요 살림이라면, 우리 둘레에는 푸르게 물결쳐요. 농약을 노래하며 뿌리는 사람은 못 봤어요.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입가리개를 하지요. 낫질 호미질이라면, 또 아이들하고 부대끼며 소꿉놀이를 짓는 길이라면 언제나 노래하는 하루가 되지 싶습니다. 2020년 올해는 바야흐로 우리가 송두리째 갈아엎고서 깨어나는 새로운 첫걸음이 되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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