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왜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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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을 너무 모르지 싶다.

아마 이러한 '대상자'가 되어 본 적이 없어서 모를 만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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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상자에 들 적에는 그야말로

어떤 여론이 있는지를 들을 겨를조차 없겠지.

나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들어가야 하지만

어떤 까닭에서인지 그 이름에 들지 못하고 차상위계층이 되었다.

그나마 2020년에 이르러 비로소 '차상위계층'이란 이름을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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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할 말이 많기는 하지만 싹둑 자르고

몇 가지를 간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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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차상위계층 : 이제서야 말한다. 해가 넘어가고 또 넘어가면 잊거나 헷갈릴 수 있으니 남기려 한다. 2019년 늦가을부터 2020년 봄까지 한 달 벌이가 30만 원 즈음이었다. 그렇다고 2019년 늦가을까지 한 달 벌이가 그보다 썩 많지는 않았다. 살림을 버티기가 까마득했으나 형한테서 다섯 달 잇달아 100만 원씩 빌리면서 숨통을 틔웠다. 형도 여러모로 살림이 만만하지 않았을 텐데 고맙게 살림돈을 빌려주었다. 나는 형한테서 ‘빌린다’고 생각한다. 지난 스무 해를 돌아보자면, 여태까지 형한테서 빌린 살림돈이 아마 4000만 원 즈음 되지 싶다. 책을 내느라 빌리기도 했고, 서재도서관을 지키려고 빌리기도 했으며, 두 아이를 보살피며 들어가는 돈을 자꾸자꾸 빌렸다. 오늘 2020년 9월 10일, 건강보험료하고 국민연금이 어김없이 빠져나간다. 요 몇 달 사이는 몇 천 원이 줄었으나 두 가지로 13만 원 즈음 빠져나간다. ‘실수입 30만 원에 건강보혐료·국민연금 13만 원’이 나간다. 올해 첫봄에 ‘차상위계층·시골거주자 건강보혐료 지원 제도’가 있다고 해서 면사무소에 서류를 내기도 했고, 이장님이 마을사람 서류를 거두어서 함께 낸다고 해서 다시 내기도 했는데, 서류를 낸 지 넉 달쯤 지났구나 싶은데 여태 어떠한 이바지를 받은 적이 없다. 2020년 9월에 나라에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하는데, 이때에는 제대로 이바지돈을 줄까 궁금하다. 큰고장은 6억 재산에 한 달 벌이 300만 남짓을, 시골은 3억 재산을 잣대로 삼는다는데, 나는 은행계좌에 50만 원을 넘긴 날이 그리 길지 않다. 몇 해 앞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 제법 팔린 때에는 ‘기준소득보다 9만 원을 더 벌었다’고 해서 근로장려금을 못 받기도 했다. 아무튼 이러거나 저러거나 우리 살림돈하고 대면 건강보혐료·국민연금이 다달이 참 많이 나간다. 소득자료는 국세청에 다 있는데, ‘공시지가로 1500만 원이 될락 말락 한 시골집’이 있는(소유한) 나는 세금을 꽤 낸다. 세금을 꽤 거둬 가고서는 나중에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신고’ 철을 맞이하면 그동안 뜬금없이 더 낸 세금을 얼마쯤 돌려받는다. 아무튼, 자가용을 안 몰고, 텔레비전을 안 들이고, 작은 시골집에서 조용히 아이들하고 숲살림을 그리는 사람이 받을 몫이 있다면 부디 제대로 주기를 바란다. 그뿐이다. 2020.9.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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