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30. 풀꽃사람
일이 잘되기도 하지만, 일이 영 안 풀려서 넘어지거나 자빠지기도 합니다. 안된다 싶어 아플 수 있고, 고꾸라지기만 한다면서 뼈저리구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 한주먹을 날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요. 우리도 끝주먹을 날릴 수 있다고, 쐐기를 박거나 마무리를 말끔히 지을 만큼 씩씩하게 일어서자고 다짐하고요. 들에 돋기에 들풀입니다. 들은 어떠한 풀이라도 자랄 수 있는 터전입니다. 수수하게 숱한 풀이 얼크러지기에 들이에요. 이 들에 돋는 풀 둘레로 새가 내려앉아 뽀직 하고 똥을 눌 적에 나무씨가 섞였다면 어느새 나무가 자라지요. 나무가 한 그루 두 그루 늘어 풀이며 나무가 우거진다면, 이 자리는 바야흐로 숲입니다. 들이며 숲에서는 모든 풀꽃나무가 저마다 다르면서 값지고 아름답습니다. 수수하기에 수수한 빛으로 환한 풀꽃나무예요. 이 풀꽃나무를 닮은 우리라면, 우리 스스로 ‘풀꽃사람’이란 이름을 쓸 만해요. ‘들꽃사람’도 좋고, ‘들사람·풀사람’이라 해도 좋겠지요. 얽히고설키는 작은 이름입니다. 참말로 고즈넉한 이름이요, 하나같이 투박하면서 싱그러운 이름이에요. 다같이 들꽃이 되어 봐요. 씨알에 흐르는 깊은 숨결을 나눠요. ㅅㄴㄹ
떨어지다·넘어지다·고꾸라지다·안되다·자빠지다·잘리다·쓴맛 ← 낙마
끝·끝말·끝주먹·마무리·막주먹·마지막·한주먹·뼈아프다·뼈저리다·아프다·쐐기를 박다·크다·크나크다·세다 ← 결정타
들꽃·들사람·들꽃사람·풀꽃·풀사람·풀꽃사람·들풀·풀·돌이순이·사람들·수수하다·여느사람·씨알 ← 서민, 민초, 민중, 백성, 시민
타고나다·태어나다·깊다·얽히고설키다·짜다·워낙·참으로·참말로·처음부터·-밖에·모름지기·으레·하나같이·다들 ← 숙명, 숙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