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추장
수잔 제퍼스 지음, 최권행 옮김 / 한마당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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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25


《시애틀 추장》

 수잔 재퍼스

 최권행 옮김

 한마당

 2001.7.10.



  가을을 코앞에 두면서 들판이 노랗습니다. 일찍 심은 논은 일찍 거두어 벌써 빈들이 되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논가에 참새가 떼지어 찾아듭니다. 빈들에는 참새뿐 아니라 까치랑 까마귀도 내려앉습니다. 가을에 나락이 익기까지는 풀벌레랑 날벌레랑 거미를 잡으면서 지낸 참새인데, 꼭 한가을에만 사람들 곁에서 나락을 얻으려고 합니다. 이때에 참새쫓이로 바쁘다거나 총을 쏘는 사람이 있고, 허수아비를 가만히 세우는 사람이 있으며, 참새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겨울 끝자락부터 불거진 돌림앓이는 곧 한 해에 이르려 합니다. 돌림앓이에 걸린 사람이 나타날 적마다 나라에서는 방역(화학약품)을 더 하려 들 뿐인데, 정작 마을에 숲을 두어 사람들 사이에 푸른바람이 흐르도록 생각을 기울이지 못합니다. 싱그러운 바람이 없이, 짙푸른 숲이 없이, 맑은 맷물이며 바다가 없이, 돌림앓이를 걷어낼 길이 있을까요? 《시애틀 추장》을 새삼스레 읽습니다.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이 그림책을 새롭게 읽기를 빕니다. 이 땅은 어느 누구 것도 아니라는 대목을 깨닫기를 빕니다. 경제성장이나 도시문명을 앞세우는 삽질을 멈추지 않으면 돌림앓이도 안 사라지는 줄 이제야말로 배울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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