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여행
강진영 글.그림 / 상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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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30


《우표여행》

 강진영

 상

 2010.7.10.



  우체국을 다닌 지 곧 마흔 해가 됩니다. 여덟 살 무렵부터 우체국을 다녔지 싶으니, 마흔여덟이란 나이에 이르면 마흔 해 동안 우체국을 다닌 셈입니다. 우체국을 새로 갈 적마다 어릴 때부터 걸음하던 일이 으레 떠오릅니다. 나날이 이 나라 우체국이 엉망이 되거든요. 딱종이가 아닌 우표를 붙여서 글월을 띄우던 지난날에는 우체국 일꾼이 바지런하고 똑바르면서 꼼꼼하다고 느꼈으나, 기계로 모두 다루는 오늘날에는 어쩐지 우체국 일꾼이 마치 기계스럽습니다. 일꾼이 자주 바뀌면서 일솜씨가 떨어질 뿐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를 도무지 모르는구나 싶어요. 《우표여행》은 어쩌면 우표라고 하는 조그마한 종이에 담은 마음을 들려주는 마지막 손짓일는지 모릅니다. 이 그림책이 나온 2010년만 해도 적잖은 우체국 일꾼은 ‘딱종이 아닌 우표’를 붙이려는 손님을 성가셔 했습니다. 이제 시골 우체국에는 우표가 아예 없기도 하고, 엽서를 팔 줄 모르는 일꾼마저 많습니다. 우체국으로 가서 손글씨 글월을 띄우기도 만만하지 않고, 손글씨 글월을 귀찮게 여겨요. 마음을 담아서 걸음하는 사람한테서 마음을 안 느낀다면, 그들은 모두 로봇일 테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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