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기후 위기가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0
최원형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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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맑은책시렁 233


《선생님, 기후 위기가 뭐예요?》

 최원형 글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0.6.25.



시리아가 위치한 곳은 과거에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었어요. 그런 땅을 그동안 너무 혹사시켰고 기상이변으로 비까지 내리지 않자 척박한 땅으로 바뀌었고,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민들은 난민이 된 거지요. (38쪽)


감염병이 생기는 원인으로 몇 가지를 꼽아요. 일단 인구가 너무 많은 데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 많아졌어요. (56쪽)


의류 폐기물 재활용은 1%도 안 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섬유는 2012년 1186톤이었다가 2016년 284톤으로 늘었어요. 폴리에스테르 섬유는 500년 이상 썩지 않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태우면 발암 물질이 나오고요. (67쪽)


구글은 2009년 연중 기온이 낮은 북유럽의 핀란드에 데이터 센터를 열었어요. 열을 식히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 비용을 줄이려고요. 2016년 전 세계 데이터 센터에서 소비한 전력은 영국이 1년 동안 사용한 전력량보다 많았어요. (69쪽)


사람들은 숲을 왜 쓸모없이 버려진 땅이라 생각하는 걸까요? 숲은 무엇보다 수많은 동물의 집이에요. (72쪽)



  어린이한테 ‘기후위기’나 ‘기후변화’란 못 알아들을 말입니다. ‘기상이변’이나 ‘이상기후’도 못 알아들을 말이지요. 이런 말씨는 모조리 일본 한자말입니다. 서양말을 일본사람이 한자말로 풀어내어 쓰는 말씨이지요. 한때 널리 퍼졌던 ‘게릴라성 폭우’도 일본사람이 지은 말씨였는데, 요즈막 뜬금없이 쓰는 ‘물폭탄’은 누가 지은 말씨일까요? 날씨하고 얽힌 말을 이렇게 생각없이 쓰거나 받아들이는 어른이라면, 이 나라에서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길을 놓고도 슬기롭거나 어질거나 참한 생각을 밝히기는 어려우리라 봅니다.


  말씨부터 쉽잖은 ‘기후위기’를 놓고서 《선생님, 기후 위기가 뭐예요?》(최원형, 철수와영희, 2020)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합니다. 학교를 다니며 배울 교과서도 대수롭고, 앞으로 나아갈 중·고등학교 입시도 대수롭겠지만, 이제야말로 온누리 어린이한테는 날씨·철·터전·숲·바다야말로 대수롭습니다.


  2019년이 저물 무렵부터 번진 돌림앓이 하나로 숱한 학교가 오래도록 멈추었어요. 학교는 다시 열었다지만 언제나 끙끙 앓을 뿐 아니라, 언제나 조마조마합니다. 나라에서는 어떻게든 수업을 하도록 이끌려 하고, 대학입시나 공무원시험도 억지로 치르려고 하는데요, 이웃 여러 나라처럼 갑자기 너울이 친다거나 물벼락이나 불벼락이 내리면 그 어떤 학교수업이나 대학입시도 부질없는 노릇입니다. 더구나 2020년에 거의 모든 대학교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해요.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이 열두 해를 지나서 들어갈 대학교마저 배움터 구실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이제는 교과서를 덮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웬만한 인문책이나 문학책도 내려놓아야지 싶습니다. 바야흐로 삶을 슬기롭게 읽고, 살림을 사랑스레 가꾸며, 날씨랑 철이랑 숲을 제대로 깨우치는 길로 가야지 싶어요.


  다만 여태까지 웬만한 어른은 그냥그냥 수업을 하는 교사 노릇을 했고, 학원이 엄청나게 돌아가며, 입시지옥은 뚱딴지처럼 어마어마한 장사판인 나라입니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살림돈을 엄청나게 주무르는데, 배움살림돈은 막상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이 아니라, 대학입시를 잘 치르도록 북돋우는 길로 흐를 뿐이에요.


  학교는 없어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숲이 없으면 다 죽습니다. 사회나 정치나 공공기관은 없어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숲이 망가지면 다 죽습니다. 인문책이나 문학책을 안 펼쳐도 언제 어디에서나 읽을 수 있어요. 바람을 읽고 하늘을 읽고 물빛을 읽고 풀벌레노래를 읽을 만하지요.


  어린이부터 스스로 눈을 뜨기를 바라요. 졸업장을 따야 하는 학교가 아닌 길이 숱하게 많은 줄 하나씩 알아차리면서 새길을 가기를 바라요. 어린이 곁에 선 어른은 어린이가 씩씩하고 즐겁게 새길로 나아가도록 하나하나 도우면서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를 읽고 구름빛을 읽고 꽃빛을 읽으면서 튼튼하고 아름다운 숨결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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