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6.13. 나무질


밝지 않으니 “안 밝아” 하고도 말하지만 “왠지 칙칙해” 하고도 말합니다. 안 밝거나 칙칙하기에 “좀 어두워”라든지 “꽤 가라앉았네”라든지 “축 처졌어”처럼 달리 말하기도 합니다. 같은 하나를 바라보면서 저마다 다른 결을 담아내요. 물은 크기가 없습니다. 바람도 크기가 없지요. 커다란 덩이 같으면서 자잘한 티끌 같아요. 이 결을 헤아려 물줄기가 잔구멍에서 빠르게 나오도록 하면 ‘칙칙’ 소리가 납니다. 칙칙 뿌리니 ‘칙칙이’입니다. 한집에서 같이살기도 하지만, 다른 집에서 살며 사이좋게 만나기도 합니다. 같이가는 사이일 수 있지만, 다르게 가더라도 어깨동무를 할 수 있어요. 같은걸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한덩이가 아니어도 됩니다. 마음이 맞고 두레를 하면서 즐겁게 어울리면 돼요. 때로는 돕지요. 이바지하기도 하면서 한울타리라는 푸른별을 헤아립니다. 함께가던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봐요. 아름다이 날갯짓하는 하늘새를 찾아봐요. 두고두고 누릴 살림을 갖추려고 나무를 깎습니다. 어른은 척척 나무를 새긴다면, 아이는 슥슥 소꿉질 같은 나무질을 합니다. 가벼운 소꿉놀이는 차츰 피어나면서 머잖아 솜씨좋은 몸짓이 됩니다. ㅅㄴㄹ


칙칙 1 (칙칙하다) ← 탁하다, 둔하다, 침체, 암울, 망상, 피해망상, 남루

칙칙 2 (칙칙이) ← 분무, 스프레이

같이가다·같이걷다·같이살다·같이있다·함께가다·함께걷다·함께살다·함께있다·함께걸음·같은걸음·어깨동무·사이좋다·서로돕다·어우러지다·어울리다·얼크러지다·두레·두레살림·돕다·이바지·한덩이·한덩어리·한동아리·한울·한울타리 ← 공생(共生)

하늘새 ← 극락조

나무질·나무깎기·나무새김 ← 목각(木刻), 우드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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