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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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씻기 : 마치 아이가 처음 글씨를 익히며 쓰듯, 찬찬히 생각하면서 말을 하고 글을 쓴다면 겹말은 하나도 안 나타날 만하지 싶다. 겹말은 생각하지 않고 바쁘게 구는 사람 입이며 손에서 불거진다. 글씨를 하나하나 또박또박 천천히 눌러서 쓰는 아이마냥, 말 한 마디를 오롯이 마음에 새겨서 머리로 가다듬고 혀에 얹는다면 어느 누구라도 겹말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아침저녁으로 밥을 짓고 살림을 가꾼다.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오늘을 노래하고 어제를 이야기한다.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풀꽃나무랑 말을 섞고 바람이 알려주는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아이는 말자랑 글치레가 아닌 아이 꿈이며 사랑을 담아내고 싶어 말을 익혀서 터뜨린다. 책 좀 읽었거나 글깨나 쓴다는 어른들이 왜 자꾸 겹말이 불거질까? 아주 쉽다. 말자랑 글치레를 하려고 드니, ‘생각하는 말하기·생각하는 글쓰기’가 아닌 ‘자랑하는 말하기·치레하는 글쓰기’로 치우쳐 버리는 탓이다. 2010.7.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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