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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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노트》

 김규항 글, 알마, 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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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革命)’은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노트(note)’는 “어떤 내용을 기억해 두기 위하여 적음”이라 한다. 둘 다 우리말이 아니다. 우리말은 ‘갈아엎다·깨뜨리다·뒤엎다·뜯어고치다·바꾸다·뒤집다’요, ‘적다·쓰다’이다. 대전마실을 하며 〈버찌책방〉에서 장만한 《혁명노트》를 밥을 지어 차리는 틈새랑 매실잼을 졸이는 겨를에 읽는다. 틀림없이 싹 갈아엎고 싶은 뜻을 쓴 글일 텐데, 뭔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만 한글이고 순 일본 한자말하고 영어네. 마치 일제강점기에 일본글로 지식을 익힌 먹물붙이 글 같다. 이런 낡은 말로 새롭게 생각을 펼 길이 있을까. 우리는 《목민심서》란 책을 읽기 어렵다. 한문으로 썼기에 한문을 모르고서야 못 읽는다. 일본 한자말하고 영어로 쓴 글은 누가 읽을 만할까. 예부터 내려온 ‘먹물 지식 기득권’ 말씨를 따라야 혁명이 될까? 아, 이 나라 먹물꾼은 스스로 달라질 낌새가 없구나. “새 술은 새 자루에”란 말도 있고, ‘새물결’을 바란다면, 썩어문드러진 이들이 이 나라에 끌어들인 썩어문드러진 모든 말씨를 낱낱이 집어치우든지 날마다 한두 가지씩 꾸준히 추스르거나 솎아내며 ‘거듭날’ 노릇 아닌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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