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351


《韓國 俗談의 妙味》

 김도환 글

 제일문화사

 1978.10.3.



  어릴 적에는 ‘속담’이란 말을 그냥 들었지만, 중학교에 접어들어 한문을 익히고 고등학교에 들어서며 사전을 샅샅이 읽는 사이 ‘속담’이란 말을 쓰기 거북했습니다. ‘속담·속어·속언·속설’이나 ‘민속’처럼 ‘속(俗)’을 넣은 말씨는 여느 사람을 얕보거나 낮보거나 업신여기는 마음이 깃드는 줄 알아챘거든요. 그렇다고 그무렵에 저 스스로 ‘속담’을 바꿀 새말을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쓸 때마다 거북할 뿐입니다. 1993년에 《한국속담활용사전》이 태어난 적 있고, 엮은님은 사전을 꾸준히 손질했습니다. 멋진 속담사전을 처음 만날 즈음에는 이 수수한 말씨에 마음을 기울인 분이 있구나 싶어 놀랍기만 했는데, 엮은님이 속담을 놓고 처음 갈무리한 《韓國 俗談의 妙味》를 헌책집에서 만난 뒤에는, 이 책부터 짧지 않은 나날을 바친 줄 느끼고는, 오래도록 깊이 바친 땀방울로 속담사전이 나왔네 싶더군요. 속담이란 “먹물쟁이 아닌 사람, 바로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는 사람이 여느 자리에서 쉽고 즐겁게 쓰는 말”입니다. “삶을 짓는 길에서 스스로 삶을 바탕으로 엮거나 지은 말”이라면 단출히 ‘삶말’이라 할 만하지 싶어요. ‘삶말꾸러미’이지요. ‘살림말뭉치’입니다. ‘삶말숲’이자 ‘살림말나무’이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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