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5.31. 바람집


  무리를 짓는 속내라면 뒤가 든든하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엉성해도 봐주고, 잘못해도 감싸고, 틀려도 오냐오냐 하기에 한무리를 이룰 만하지 싶어요. 혼자일 적에는 잘한들 북돋우거나 잘못한들 나무라는 눈길이 없겠지요. 떼거리로 다닌다고 해서 나쁠 일이란 없어요. 다만 떼를 짓는 틀에 익숙하다 보면 스스로 참모습을 놓치거나 못 보기 쉬워요. 스스로 일어서면서 빛나는 길하고 동떨어지기도 하겠지요. 느긋하게 잠들고 살림을 가꾸는 집이 있다면, 바람이 살랑살랑 드나드는 바깥자리가 있어요. 시원하게 바람을 쐬며 쉬는 자리라면 바람집일까요. 바람채란 이름은 어떨까요. 그늘을 누리는 자리이니 그늘집이나 그늘채라 해도 어울려요. 끝은 언제나 처음하고 만납니다. 첫발을 떼며 나아가기에 끝자락으로 달립니다. 한참 애썼기에 비로소 마지막이 되고, 막바지를 추슬러 새롭게 거듭날 첫자락에 들어섭니다. 새마음으로 들머리에 서요. 한결 듬직한 몸짓으로 꽃등을 박차고 나아갑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머금으며 튼튼하다면, 해가 내리쬐는 날에는 해를 먹으며 아름답습니다. 풀꽃나무처럼 사람도 해바라기에 빛바라기가 되어 하루를 노래합니다. ㅅㄴㄹ


무리·떼·떼거리·한떼·한무리·녀석·놈 ← 조직원

그늘집·그늘채·마당집·마당채·바람집·바람채 ← 정자(亭子)

끝·끝자락·끝무렵·마지막·막바지 ← 말(末), 말기, 말엽, 만기, 하순

처음·꽃등·첫자락·첫무렵·들머리·들목 ← 초(初), 초기, 초엽, 초순, 초장, 초반, 초창기

해먹다·해받다·해바라기·빛바라기·빛먹다·빛받다 ← 광합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